윤종규 KB금융 회장 "금융의 '삼성' 외쳤지만…세계 60위권은 아쉬워"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KB금융이) 리딩뱅크, 리딩금융이라고 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 아쉬움이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신관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리딩금융이라고 한다면 10위권 20위권, 특히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보면 10위권 내외에 있어야 할텐데, (KB금융이) 60위권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자괴감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퇴임을 두달여 앞둔 윤 회장은 이날 취임 이후 아쉬웠던 점에 대해서 KB금융이 세계 탑 10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자본이 없으면 자산을 늘릴 수 없다. 자본 규모를 보면 KB금융이 세계 20위권 안에 들으려면 최소 2.5배를 늘려야 근접할 수 있다"면서 "이는 개별 회사가 노력을 해서 가능한 부분인지에 대해서 다 같이 방향을 고민하고 여러가지 방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의 삼성이라는 표현을 자신이 가장 먼저 썼다고 생각한다"며 "20년이 지난 지금을 돌아 보고 진전이 얼마나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씁쓸한 느낌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임기 동안 기억에 남는 성과로는 KB금융을 다시 리딩그룹 반열에 올려놨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뿐만 아니라 그린트랜스포메이션, 탈탄소 등 ESG경영을 잘 이뤄냈다는 부분도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KB금융이 어려울 때 회장이란 소임을 맡았는데, 그 때 자긍심 회복과 고객 신뢰를 되찾고 싶다는 두 가지 부분을 말씀드렸다"면서 "그런 점에서 9년을 되돌아보면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이 됐다는 부분에선 안도감과 함께 가장 보람된 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KB금융의 해외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KB부코핀에 대한 빠른 경영정상화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부코핀 은행은) 소위 문제가 있던 은행을 인수해서 정상화 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부실채권이 확대하고 전산시스템 정비가 지연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행스럽게도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빠른 속도로 다시 부코핀은행의 경영정상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며 "부실채권을 조기에 정리하는 부분은 물론, 선진 아이티를 위한 전산 작업의 경우엔 내년 6월정도면 완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비쳤다.
윤 회장은 "지배구조는 각 기업에 따라서 체질에 맞는 연혁과 문화에 맞는 고유의 것들을 개발하고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취임하면서 CEO의 가장 큰 책무 중 하나로 본인의 뒤를 이어서 본인 못지 않게 잘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초기부터 회장 육성프로그램에 대해서 이사회와 육성프로그램을진행했던 게 사실이다. 내외로 나눠서 풀관리 쭉해왔다"면서 "예를 들어 후보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가능한 발표 많이 할 수 있도록 경영성과는 물론 이사회에서 가급적 발언기회를 많이 줬다"고 부연했다.
윤 회장은 "제 친구는 가끔 너의 몸에는 빨간 피가 아니고 노란피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한다"며 "KB는 소중하고 감사한 일터였고 삶의 일부였다. 임기가 2달 남았지만 양종희 차기 회장이 발걸음을 가볍게 내딛을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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