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IT클로즈업] 미르 IP로 중국 공략 선언한 위메이드·액토즈, 시너지 벌써부터?

왕진화 기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중국 인기 게임 ‘미르의전설2·3’를 놓고 20여년간 다퉈왔던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가 화해 무드에 들어간 지 벌써 한 달여가 지났다. 관계 회복에 나선 양사가 중국 게임 시장에서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본격 첫 걸음을 내딛었다. 미르의전설 지식재산권(IP) 유통 플랫폼 대통합에 따른 효과가 주목된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법적 분쟁을 단계적으로 끝내가며 중국 내 미르의전설(이하 미르) IP 사업 성과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9일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신뢰 회복 및 지속 가능한 사업 환경 조성을 위해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양사 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기습 발표한 후 액토즈소프트는 라이선스 계약금 일부인 1000억원을 최근 위메이드에 건넸다.

열혈전기(미르의전설2) 홈페이지 갈무리.

◆장장 20년…양사가 오랜 기간 다툰 이유는?=불과 지난 5월까지만 해도 감지되지 않았던 양사 간 화해 분위기는 지난달부터 빠르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위메이드는 공동저작권자 격으로, 액토즈소프트는 퍼블리셔 격으로 각자의 중국 내 서비스 권한이 본인 것이라 주장하며 오랜 기간 서로를 할퀴어 왔다.

미르의전설2(중국명 열혈전기(热血传奇), 이하 미르2)는 지난 2001년 중국 샨다게임즈(현 셩취게임즈)를 통해 현지에 진출했다.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 전설 IP를 공동 소유하고 있었다.

이는 온라인게임 불모지인 중국에서 출시되자마자 현지 시장을 선점하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게임 세계관과 캐릭터, 스토리라인 등이 중국인 취향에 맞아떨어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그 이후 미르2 소스 코드 등이 유출되면서, 당시 미르2가 불법적으로 활용된 짝퉁 게임이 중국에서 서비스되는 일이 많아졌다.

샨다게임즈는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에 로열티 지급을 중단하고 미르2 IP 기반 ‘전기세계’를 출시했다. 위메이드는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07년, 액토즈소프트가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 전량을 매입하고 전기세계 저작권을 인정받는 조건으로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양사 간 갈등이 더욱 본격화된 건 지난 2016년부터다. 위메이드는 중국에서 중국 회사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한 당시 샨다게임즈가 미르의 전설 IP를 활용한 게임을 무단으로 출시했고, 독단적으로 중국 게임사와 미르 IP 계약을 진행한 부분도 확인했다는 주장에서다.

위메이드는 지난 2020년, 중국 란샤정보기술과 셩취게임즈(옛 샨다게임즈) 그리고 액토즈소프트 3곳에 모두 소송을 걸었다. 규모는 2조5600억원 수준으로, 당시 IP만을 가지고 해외 게임사와의 조 단위 소송이 걸린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금액이 조 단위로 산정된 이유는 서브라이선스 침해 사실이 확인된 게임만 50개가 넘어갔기 때문이다. 게임 IP 저작권 침해와 불법적 활용이 빈번한 중국에서, 위메이드가 현지 법원 판결과 국제기구 중재에 연이어 승소한 덕분에 중국 게임사들을 상대로 거대한 손해배상금을 걸 수 있었다.

액토즈소프트 측은 이같은 위메이드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를 하거나 역으로 소송을 거는 등 법정 다툼을 지속해 왔다. 지난 3월, 위메이드는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법원에 중국 셩취게임즈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SLA) 종료 및 무효 확인 소송에서 대규모의 손해배상액을 확인하기도 했다. 액토즈소프트는 ICC 판결이 무의미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메이드]

◆화해 무드 결정적 계기도 결국 IP…견고한 중국 서비스 약속=좀처럼 화해할 것 같지 않았던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지난달 손을 맞잡으면서 다시 뜻을 함께 하게 됐다. 이는 갈등이 본격화된지 7년만의 일이다. 미르 IP를 성장시키는 한편, 이를 통한 중국 게임 시장 1위가 양사 목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달 10일, 계약 발표 직후 임직원에 메일을 보내 “그동안 다툼을 벌여왔던 중국 회사들은 이제 (위메이드와) 파트너가 됐다”며 “함께 중국 시장에서 미르 IP와 게임 사업을 전개하게 될 것이고, 중국 회사들은 우리 편이 돼 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위메이드와의 화해 무드를 조성하게 된 액토즈소프트는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 게임 및 지식재산권(IP) 관련 ▲개발권 ▲운영권 ▲개편권 ▲수권 권리 및 단속권 등과 관련된 모든 독점권을 보유하게 됐다. 액토즈소프트는 그간 오랜 분쟁으로 인해 분산됐던 미르의 전설2·3 유통 채널을 통합시켜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국 지역에서의 미르 IP 사업을 본격 진행할 방침이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미르의 전설 IP 유통 플랫폼 통합으로 인한 기대 효과는 내부적으로 수치로 계산된 바는 없다”면서도 “우선 중국 내 미르 IP를 기반으로 펼쳐지고 있는 사업 및 IP 자체에 대한 보호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한 미르의 전설 IP 라이선스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위메이드는 최근 액토즈소프트로부터 첫 계약금 1000억원을 수령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양사 간 두터운 신뢰 회복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회사는 향후 다양한 미르 IP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위메이드 가상화폐 위믹스(WEMIX)는 최근 연이은 호재에 지난주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오전 11시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 시세는 전일 같은 시간보다 13.29% 오른 1722원을 기록 중이다.

최근 SK플래닛과 전략적 제휴 및 박관호 의장의 위믹스 매입 소식으로 인해 위믹스 신뢰도와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메이드는 이처럼 다양한 계기를 발판으로 삼아, 위믹스 생태계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