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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백과] 원하는 콘텐츠 찾기 더 쉬워진다, OTT와 만난 '키토크AI'

강소현 기자
[Ⓒ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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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시원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말 그대로 미친 해외 액션 영화는? "

챗GPT의 등장으로 촉발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한창이다. 저마다 생성형 AI를 접목한 서비스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웨이브는 K-OTT 중 처음으로, 생성형 AI를 플랫폼에 접목하며 눈길을 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아메리카스는 최근 북미 최대 한국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플랫폼 '코코와+'(KOCOWA+)에 '키토크AI'(KeyTalk)를 접목했다.

이른바 ‘풍요 속의 빈곤’은 OTT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콘텐츠의 양이 방대하다보니,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는 오히려 찾기 어려워졌다. 원하는 콘텐츠를 찾다가 지쳐 구독을 취소했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닐슨은 지난 8월 발표한 자료에서 미국인들이 스트리밍에서 자신이 원하는 드라마, 영화를 찾기 위해 평균 10.5분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즉,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짧은 시간 안에 찾아주는 것이 OTT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

이 가운데 생성형 AI가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웨이브아메리카스도 지난달 프롬프트(명령어) 엔지니어링 회사 '키토크AI'와 협력 개발한 AI 솔루션을 서비스에 접목했다.

'키토크AI'는 기존 생성형 AI와 접근 방식이 다르다. 기존 생성형 AI가 이용자가 프롬프트를 잘 입력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면, 키토크AI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할 있도록 적합한 명령어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구어체 표현의 키워드인 '키토크'를 선택하면 연관되어 적게는 수십개 많게는 수천개의 또다른 키워드를 제공, 몇몇 클릭을 통해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프롬프트를 생성한다.

예컨대 취향에 따라 '감정이입되는'(Emotionally Engaging), '빈지뷰잉'(Binge Viewing) 등의 키토크를 선택한 이용자에 같은 키토크가 제시된 또 다른 유사 작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간 연관성에 중점을 두고 AI를 학습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 다른 국내 OTT인 티빙도 지난해 AI·머신러닝(ML) 기반의 개인화 추천 시스템 개발 속도를 끌어올렸다. 고도화된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력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티빙 개인화 추천 시스템은 콜드 스타트(Cold Start)을 해결한다는 강점을 지닌다. 콜드 스타트는 특정 고객에 데이터 부족으로 적절한 상품이나 콘텐츠를 추천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티빙에 따르면 해당 모델을 자사 서비스에서 테스트해 본 결과 콘텐츠 진입률과 순사용자수는 각각 51%, 38% 향상됐다.

다만, 업계에선 아직까지 AI 기술 적용에 따른 투자 대비 효용가치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AI 기술 단가가 높은 탓이다. 이에 서비스에 무작정 AI 기술을 적용하기에 앞서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근희 웨이브아메리카스 대표는 "콘텐츠 자체를 학습시켜도 되지만 이 경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기업은 ROI(투자자본수익률)를 따질 수 밖에 없는데, 3만 시간이 넘는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학습시키는데 투입되는 컴퓨팅 비용이 어마어마하다"라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만, 사업성을 고려해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현재 웨이브의 경우 AI를 통해 생성된 키토크를 다방면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비용적인 측면에선 백앤드에서 사람이 하던 일을 AI에 맡겨 비용을 절감하고, 서비스 측면에선 이용자의 리텐션(유지) 비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검색엔진최적화(SEO)를 예로들면, 구글과 같은 글로벌 검색엔진에서 '탑건'이라는 영화가 검색 결과 상위에 계속 노출되려면 SEO 키워드 설정이 필수적"이라며 "기존엔 사람이 SEO 키워드를 직접 입력해야 했다면 (키토크AI를 활용하면) 자동 생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부분에 대해서도 그는 "이용자가 개인화된 추천에도 익숙해진 상황에선 일방적인 (콘텐츠) 추천은 이제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라며 "검색 뿐 아니라 큐레이션에서도 키토크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용자가 연관된 콘텐츠를 찾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코코와는 웨이브아메리카스(옛 코리아콘텐츠플랫폼)가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2016년 지상파3사는 코리아콘텐츠플랫폼을 합작 설립했고, 이후 웨이브의 모회사인 SK스퀘어가 지난해 이 회사의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사명을 웨이브아메리카스로 변경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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