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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구독자 약 40% “내년 서비스 해지, FAST 이용할 것”

강소현 기자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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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미국 OTT에 대한 구독자 만족도는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 광고를 보면 콘텐츠를 무료로 시청 가능한 스트리밍 서비스인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로 이동하는 구독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구독자를 락인(Lock-in·잠금)시키려는 사업자들의 경쟁은 더욱 과열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미디어데이터 분석기관 ‘윕 미디어’(Whip media)가 진행한 ‘2023 미국 OTT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HBO맥스가 88%로 1위를 차지했으며, ▲훌루(87%) ▲디즈니+(85%) ▲애플TV+(81%) ▲파라마운트+(79%) ▲넷플릭스(77%) ▲프라임비디오(74%) ▲피콕(74%)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만족도가 가장 높은 플랫폼(HBO맥스)과 가장 낮은 플랫폼(피콕) 사이의 점수 격차는 2022년 26%포인트에서 2023년 14%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상위 OTT 플랫폼 대한 구독자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 반면, 미드티어(Midtier) 플랫폼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먼저, HBO맥스는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전반적인 만족도가 88%로 전년보다 6%포인트(P) 하락하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특히 HBO맥스는 디즈니+와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의 질(Quality of Original Series) ▲오리지널 콘텐츠의 다양성(Variety of Original Series) ▲콘텐츠 라이브러리의 질(Quality of Library) ▲콘텐츠 라이브러리의 다양성(Variety of Library)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등 모든 부문에서 하락세를 기록한 유일한 플랫폼이었다.

지난해 4위를 기록했던 넷플릭스의 만족도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만족도는 전년보다 3% 포인트 하락, 순위는 6위로 떨어졌다. 3년 연속 하락세다. 그럼에도 불구 사용자 경험 부문에선 여전히 1위를 유지했다.

훌루·애플TV+·파라마운트+ 등 미드티어(Midtier) 플랫폼은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다.

특히 애플TV+는 올해 ‘맵다 매워! 지미의 상담소’(Shrinking)·‘하이잭’(Hijack)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히트를 치면서 만족도 전반에서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오리지널 콘텐츠의 질과 다양성 부문에서 만족도는 각각 2%포인트, 5%포인트 늘었으며 콘텐츠 라이브러리의 질과 다양한 부문에서도 각각 7%포인트, 5% 포인트 증가했다.

파라마운트+도 히트 영화 제작자로서, 영화의 품질과 다양성 부문에서 구독자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만족도가 각각 9%포인트, 6%포인트 상승했다.

윕 미디어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OTT에 대한 만족도는 콘텐츠의 품질과 구독자 경험으로부터 파생되는 전반적인 가치와 가격 간의 관계를 반영한다”라며 “이런 맥락에서 최근에는 미드티어 플랫폼으로의 대체 의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응답대상의 30%는 “내년 OTT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답했다. ‘서비스를 무기한 혹은 일시적으로 취소하겠다’는 구독자는 52%, ‘FAST를 이용하겠다’는 구독자는 37%였다.

FAST는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의 앞자리를 딴 단어다. 즉, 광고를 보면 콘텐츠를 무료로 시청 가능한 스트리밍 서비스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유료방송 요금이 비싼 해외 시장에서 FAST는 이미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쿠의 ‘더 로쿠 채널’, 파라마운트의 ‘플루토TV’, 컴캐스트의 ‘쥬모’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FAST 플랫폼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광고형VOD(AVOD)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국내 OTT도 장기적으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2025년까지 글로벌 AVOD 스트리밍 시장이 2600억 달러(약 374조66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광고라는 건 결국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돼야 한다”라며 “이러한 광고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국내 OTT가 해외 OTT와 같은 규모를 갖추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면 무엇을 경쟁력으로 내세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윕 미디어도 “전체 SVOD 시장보다 (AVOD 시장의 성장은) 거의 3배 빠르다”라며 “SVOD 플레이어는 유료 구독자를 유지하기 위해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적 콘텐츠 전략을 짜야하며, 여전히 전통적인 선형 TV 콘텐츠 시청 경험을 원하는 시청자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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