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클라우드 동향/11월①] 국내 공공시장도 IT공룡이 꿀꺽? 다시 피어오르는 우려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
클라우드 업계에 종사하는 이라면 모를 수 없는 단어죠. CSAP는 말 그대로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관련된 정책, 정보 자산, 인프라, 조직 등이 보안인증기준에 적합한지 인증하는 제도입니다. 민간 기업은 국가와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반드시 이 인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애초 취지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다만 올 초 CSAP 등급이 세분화되면서, '해외' 기업들까지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CSAP 등급은 ▲상 ▲중 ▲하 등 세 단계로 나뉩니다. '하' 등급의 경우 보안 기준이 낮고 망 분리와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망 분리 조건은 2015년 제도가 시행된 이후 해외 기업의 공공 시장 참여를 막는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해당 조건은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서버와 민간 기업용 클라우드 서버를 다른 공간에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요. 올 초 조건이 사실상 완화되면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클라우드 등 IT 공룡들의 진입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세 기업은 CSAP 조건을 완화하기 위해 이전부터 우리 정부 측과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이미 국내 기업들의 걱정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완주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CSAP '하' 등급 인증을 신청한 기업은 6개사입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측은 경영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하' 등급 인증에 해외 핵심 클라우드 기업이 신청서를 내민 게 아니냐는 관측이 커지고 있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관련 인증 절차에는 짧게는 4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라면서도 "신청 기업들이 현재 어느 단계에 진입한 지는 확인된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박완주 의원 측은 추후 KISA가 진행 현황에 대한 내용을 의원실 측에 공유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민간 시장에서는 해외 클라우드 기업들의 국내 성장세가 거세진 상황입니다. AWS, MS은 상위 1·2위를 지키고 있고 3위 자리의 경우 구글과 국내 기업들이 다투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주권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국내 기업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CSAP를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업계는 여전히 민간과 공공시장이 동시에 해외 기업에 잠식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제도 완화와 그 효용성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시면 전체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예전같지 않은 클라우드 성장세…대기업에 집중하는 AWS코리아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아시아태평양-일본을 총괄하고 있는 하이메 발레스 부사장이 11월 중 한국을 방문한다. 올해 세 번째 방문으로, 발레스 부사장은 AWS코리아의 세일즈 조직에 손을 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상반기 AWS 코리아는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조직개편에 나섰다. 이번 방한은 일단락된 조직개편을 기반으로 세일즈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자 한다는 것이 복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메 부사장과 APJ 세일즈 담당자들이 모여 한국의 세일즈 조직 운영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라며 "큰 방향에서는 대기업에 집중하고, 상장 가능 기업과 같은 중소기업에 대한 영업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헛바퀴 돌다 끝난 NHN 김해 데이터센터… 백지화 과정은?
3년간 헛바퀴만 돌던 NHN클라우드의 김해 데이터센터 건립이 백지화됐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NHN클라우드 간 공사비 조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결과다. 지역 거점 별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NHN클라우드의 전략에 적신호가 커진 분위기다.
NHN 김해 데이터센터의 계약은 2020년 3월 시작됐다. NHN이 경상남도에 데이터센터 유치 부지를 제안했고, 2020년 5월 최종 부지로 김해가 선정됐다. 시공사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참가하면서 경상남도, 김해시, NHN, 현산 등 4자 협약이 체결됐다.
2025년 완공될 예정이었던 데이터센터 사업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2020년 7월 지역 환경단체가 서버 냉각으로 인한 열섬 현상 등을 지적하며 반발에 나선 탓이다. 이후 환경 예측 용역이 진행됐고 2022년 4월에야 일단락됐다.
건설 전 토지갭라에 대한 실시계획이 본격 인가된 시점은 2022년 1월 7일이다. 1년 6개월의 시간 동안 첫 삽도 뜨지 못한 셈이다.
수차례의 악재 이후 NHN 김해 데이터센터의 착공이 시작된 것은 2022년 4월이다. 다만 건설에 가장 중요한 주택건설사업 승인은 9월에야 나왔다. 이후 NHN은 2022년 8월 말 사업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 용산에 뿌리내린 국내 최초 유아이패스 '이머전 랩', 어떤 곳일까
엔터프라이즈 자동화 소프트웨어 전문 유아이패스는 10월 31일 인공지능(AI) 신기능 '오토파일럿'을 발표하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 장소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KCC-유아이패스 이머전 랩'. 유아이패스는 로봇 자동화 프로세스(RPA)는 물론, AI 기술을 통해 업무 혁신을 이루기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이곳을 활용하고 있다.
유아이패스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미국 시애틀과 뉴욕,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이머전 랩을 운영하고 있다. 용산 거점은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지난 9월 개소했다. 이머전 랩은 유아이패스의 비즈니스 자동화 플랫폼을 활용해 AI 기반 솔루션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협력사와 고객사는 도큐먼트 언더스탠딩, 데스크 스위트, 챗봇 등 유아이패스의 솔루션을 활용해볼 수 있다.
회사는 최근 발표한 '오토파일럿'의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추후 이머전 랩에서도 해당 기능을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오토파일럿은 일부 기업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프리뷰'(Private Preview) 단계에 있다.
◆ kt 클라우드, 용산 IDC에 '공공 전용 클라우드존' 구축
kt 클라우드는 공공 클라우드 재해복구(DR)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용산 데이터센터(IDC)에 '공공 전용 클라우드존'을 구축했다. 기존 천안 CDC(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공공 클라우드존에 이어 이원화 환경을 구축한다는 취지다. 회사는 이를 통해 위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단 없이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CSAP 등의 규정을 준수하는 게 필수다. kt 클라우드는 용산 IDC 내 공공 전용 클라우드존에 기존 '중' 등급 뿐만 아니라, '상' 등급의 공공 시스템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기업용 솔루션 출시
네이버클라우드는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로 강화된 기업용 솔루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출격한 솔루션은 ▲클로바 스튜디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등 2종이다.
클로바 스튜디오는 네이버 초대규모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AI 개발 도구다. 고객사가 보유한 자체 데이터셋을 결합해 필요한 부분에 특화 생성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뉴료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관리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다.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내부에 폐쇄된 사내망으로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고, 고객이 원하는 보안 정책을 준수할 수 있도록 사내망과 연동시키는 게 핵심이다. 뉴로클라우드 인프라와 기존 인프라가 모두 고객사 내부에 있기 때문에, 고객사의 보안 정책을 준수할 수 있다.
◆ ST마이크로, MS 애저 IoT 허브에 기기 안정성 SW 출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최신 고성능 STM32H5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이용해 구현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IoT 허브에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STM32H5 MCU는 각 MCU에 고유한 ID(identity)를 부여하기 위해 ST 자체 공장에서 프로그래밍된다. 이러한 ID는 보안 매니저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객체 생산 환경에서 ID를 비밀로 유지하지 않아도 스마트 기기를 애저 IoT 허브에 간단하면서도 경제적으로 등록이 가능하다.
◆ 알리바바클라우드, 오픈AI GPT-4 대항마 '통이치엔원 2.0' 출시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연례 플래그십 기술 행사 '압사라 콘퍼런스'에서 자사 대규모언어모델(LLM) '통이치엔원 2.0'과 신규 산업별 모델을 공개했다.
통이치엔원 2.0은 수천억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일반 LLM이다. 오픈AI의 GPT-4와 대립되는 모델이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언어 이해, 산술 문제 해결, 질문 답변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의 벤치마크에서 일부 선도적인 LLM을 능가한다"라고 강조했다. 복잡한 지시 이해, 카피라이팅, 추론, 암기, 환각(할루시네이션) 답변 생성 방지 등의 성능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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