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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멈춰 선 게임 신작 열차…이용자 피드백에 과감한 선택

왕진화 기자
[ⓒ라인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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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구조조정 및 비용 효율화로 체질을 개선하며 저마다의 보릿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게임성이 모호한 신작 프로젝트에도 칼을 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초기 흥행 등 신작 성과가 게임사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금 사정이 어려운 게임사일수록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더 나은 게임성을 갖출 수 있을 때까지 담금질에 들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신작 파이프라인에 들어간 게임 개발 중 이용자와의 소통을 통해 아쉬운 평가를 받을 경우 과감하게 출시 준비를 중단하거나 개발 자체를 종료하고 있다. 이용자 피드백이 좋지 못할 경우 출시를 지연시키거나 종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먼저 라인게임즈는 총기와 마법을 합친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두고 글로벌향으로 개발해왔던 신작 ‘퀀텀나이츠’ 개발을 멈췄다. 당초 이 게임은 라인게임즈가 내년 출시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8년부터 개발해 왔다.

해당 게임은 루트슈터 장르로, 이 장르는 1인칭 슈팅 게임(FPS)처럼 총 싸움의 재미와 캐릭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역할수행게임(RPG) 특성이 합쳐져 있다. 모바일 게임 중심이던 라인게임즈의 첫 PC 게임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라인게임즈는 유럽 최대 게임쇼인 게임스컴에 지난해 이를 출품, 해당 게임의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글로벌 이용자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지난달 10일에는 스팀(Steam)에서 서비스를 앞둔 신작들을 사전 공개하는 행사인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체험판도 선보인 바 있다.

퀀텀나이츠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 당시 메인 스토리와 일반/보스 미션, 필드 던전, 월드 보스 등 몬스터 전투(PvE) 콘텐츠와 8대8 이용자간 대전(PvP)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다만 각종 버그 및 장르 차별성 부족에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2022’ 제1전시장에 마련된 넷마블 소비자(BTC)관을 찾아 하이프스쿼드를 시연해보고 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2022’ 제1전시장에 마련된 넷마블 소비자(BTC)관을 찾아 하이프스쿼드를 시연해보고 있다.

넷마블 PC 게임 ‘하이프스쿼드’는 개발이 아예 종료됐다. 하이프스쿼드는 총·칼 등 12종의 무기를 활용해 이용자들이 서로 전투를 벌이는 멀티플레이 액션 게임이다. 지스타(G-STAR)2022 부스에서도 시연이 진행됐던 이 게임은 모바일게임 위주의 넷마블이 내놓은 PC 게임이어서 더욱 주목받은 바 있다.

지스타 출품 이후 지난해 12월 한국·일본 등 아시아, 올해 5월 북미에서 포커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 9월엔 장기간 파이널 테스트가 글로벌 이용자 대상으로 펼쳐졌다. 개발진은 등급전 신설, 무기·아이템 추가 등 대규모 업데이트도 단행했다.

하지만 테스트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게임성에 대한 아쉬운 평가를 내놨다. 넷마블은 보완을 지속적으로 시도했으나, 결국 개발 종료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파이널 테스트 이후 개발사 넷마블엔투는 스팀 커뮤니티를 통해 “지난 1년6개월 간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이용자에게 만족스럽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하이프스쿼드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에 하이프스쿼드 프로젝트 개발을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게임 시장은 경기 침체 속에 대내외적인 경영 악화로 보릿고개를 겪으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다. 대규모 구조조정부터 비용 효율화까지 안간힘을 쓰며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신작 프로젝트 개발을 멈출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다.

신작 프로젝트가 이용자로부터 혹평을 받을수록 피드백 반영이나 폴리싱 작업이 오래 걸릴 뿐더러, 출시됐다 해도 흥행을 보장하기 어렵다.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높아지는 인건비나 마케팅비 등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는 현재 어려운 시기를 나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을 디테일하게 펼치고 있는데, 흥행이 보장되지 않은 신작 프로젝트일수록 아무래도 이용자 피드백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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