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이상 걸리던 일을 몇시간만에 뚝딱"… 생성형 AI기반 MS 365 '코파일럿'이 가져올 변화
[디지털데일리 양민하 기자] 유통 대기업에서 시장분석업무를 담당하는 A팀장(43)은 여느때보다 30분 일찍 출근을 서둘렀다.
출근전부터 발걸음이 무거웠다. 갑작스럽게 전날 담당 임원으로부터 다급하게 재촉받는 지시때문에 사실 잠을 설쳤다.
통상 매년 12월초에 하던 보고였는데, 올해는 보름이상 빨리 지시가 내려온 것이다.
‘올해 실적 보고에다 내년 시장 분석까지, 과연 2~3일내로 끝낼 수 있을까?’
출근하자마자 팀원들을 소집하고,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각종 자료들을 취합하도록 지시했다. 자료를 취합하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이 많은 자료들을 어떻게 신속하게 분석할 것인가?
그나마 자료들이 모두 숫자로 정리돼있다면 엑셀을 잘하는 친구가 맡아서 어떻게든 항목별 데이터분석 자료를 만들 수 있겠지만 참고해야 할 일반 텍스트로된 국문‧영문 분석자료들도 적지않았다.
그런데 누군가의 제안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보자는 의견이 올라왔다.
반신반의했지만 효과는 놀라웠다.
심지어 100페이지가 넘는 워드 문서(보고서)를 띄워놓고 ‘챗GPT’를 하듯 필요한 요구사항을 입력하자 곧바로 다양한 분석 결과치들이 마치 팝콘 터지듯이 도출됐다.
‘주요 매출 정보를 지역별, 연령별, 계절별, 시간대별로 분리하고, 알아보기 쉽게 시각화해줘’, ‘과거 3년 데이터와 비교해 올해 매출 데이터와 상관성을 분석해줘’ 등에 대한 답이 줄줄이 나왔고, 이를 기반으로 파워포인트(PPT)도 손쉽게 작성됐다.
예전같았으면 팀원들과 함께 일주일은 꼬박 야근해야할 업무량이 불과 몇시간만에 뚝딱 마무리됐다. A팀장은 이날 ‘생성형 AI’기반의 오피스 소프트웨어의 놀라운 혁신을 생생하게 경험했다.
언급된 A팀장의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해 출시한 ‘MS 365 코파일럿’(Copilot)에서 제시한 시나리오를 재구성한 것이다.
이같은 사무환경, 협업에서의 업무 혁신은 결국 노동자 개인의 생산성 뿐만 아니라 결국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변화다.
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MS 365 코파일럿’(Copilot)를 출시하면서 “코파일럿과 일하는 것은 1980년대의 PC, 1990년대의 인터넷, 21세기의 모바일 부상만큼 주목받을 일”이라고 스스로 격찬했는데, 실제로 그것은 빈말이 아니다.
물론 ‘MS 365 코파일럿’이 최고 의사결정까지 책임지는 만능 슈퍼맨이 아니다. '코파일럿'이란 이름처럼 ‘부조종사’이다. 직장에서 내 옆에 앉아있는 매우 똑똑한 ‘AI 비서’의 역할로 MS는 정의하고 있다.
실제로 코파일럿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팀즈 등 MS 365 전 제품군에 AI 조수(어시스턴트)기능을 탑재했다.
오픈AI의 ‘GPT-4’모델을 결합해 자연어 입력을 통해 필요한 정보와 콘텐츠가 손쉽게 생성된다. 즉 채팅 창에 명령어를 입력하면 코파일럿이 알아서 문서, 프리젠테이션, 엑셀, 메일 등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준다.
코파일럿은 워드 문서 작성, 편집, 요약 등을 지원한다. 코파일럿 메뉴에서 “워드 문서 A와 엑셀시트 B의 내용을 기반으로 2장 분량의 제안서 초안을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면 그대로 실행된다.
또 파워포인트(PPT) 코파일럿에선 슬라이드 작성, 디자인 등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특정 문서의 내용을 관련 이미지를 포함한 파워포인트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데이터 양이 많고 수식이 복잡한 엑셀 시트도 코파일럿을 통해 데이터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아웃룩’ 사서함과 메시지 정리를 지원한다. “외근 중 놓친 이메일을 요약하고, 중요한 항목은 플래그로 지정해 줘”등 명령어를 통해 중요한 메일이 누락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코파일럿에 특정한 메일을 작성해달라고 명령할 수도 있다.
‘팀즈’로 화상회의를 하는 경우, 사용자는 코파일럿에 “내가 부재 중에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 요약해 줘”, “이번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졌고,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알려줘” 등 명령어를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코파일럿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문서 및 협업 소프트웨어는 기업의 새로운 근무 형태의 변화에 대응하는데 있어서도 필수적이다.
전 세계는 이제 코로나19 이전의 환경으로 점차 되돌아가고 있지만 그동안 시도됐던 다양한 형태의 혁신적 업무 환경은 기업의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남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브리드(Hybrid) 근무가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고, 이에따라 기업은 최적화된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구현에 나서고 있다. 직원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원활하게 소통하고 다양한 근무 형태에서도 대면 업무와 동일한 수준의 소통, 협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문서, 그룹웨어 등 협업솔루션 뿐만 아니라 디지털 워크플레이스의 기반이 되는 모빌리티, 통합 보안, 데이터기반 업무지원 등 솔루션의 강화도 필수적이다.
현재 엔터프라이즈(기업)용 MS 365 코파일럿은 대규모 비즈니스 고객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MS 365의 E5, E3 구독 및 비즈니스 스탠더드, 비즈니스 프리미엄 라이선스를 보유한 경우 사용자 1인당 월 30달러 추가 요금 지불로 코파일럿을 사용할 수 있다. MS는 이후 코파일럿 제공 대상 고객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최근 국내에선 MS 365와 결합된 다양한 형태의 협업솔루션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예를들어 국내 소프트웨어기업인 에쓰핀테크놀로지는 클라우드 기반 협업솔루션인 깃고(Gitgo)를 출시하고 전자결재, 조직도, 근태관리, 게시판 기능을 MS 팀즈(Microsoft Teams)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깃고’는 35종의 전자결재 기본양식이 포함돼 있으며 MS 365, 특히 팀즈에 통합된 형태로 국내 기업에 적합한 전자결재, 근태관리 등 그룹웨어 기능을 제공한다.
회사측은 “MS 365에는 좋은 기능이 많으나 국내 정서에 맞지 않거나 국내에 필요한 기능들 중 부족한 부분이 있어 고객 요청에 따라 깃고 서비스를 따로 출시하게 됐다”며 “깃고를 이용하면 각각 별도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아도 다양한 업무에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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