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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여론조사" 콜백 꼼수 보험영업 기승…개인정보 유출 주의보

권유승 기자
실손의료보험 여론조사를 가장한 꼼수 보험영업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 pixabay
실손의료보험 여론조사를 가장한 꼼수 보험영업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 pixabay

-일부 GA서 실손보험 여론조사 가장해 불법 영업

-승환계약·개인정보 유출 등 주의 필요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실손의료보험 여론조사를 가장한 꼼수 보험영업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화로 설문조사를 마치면 다음날 "보험전문가를 연결해주겠다"며 콜백으로 접촉하는 방식인데, 이에 동의한 고객은 의도치 않게 불분명한 보험업체에 개인정보만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대리점(GA)들이 설문조사를 위장한 텔레마케팅 보험영업을 벌이고 있다.

◆실손보험 여론조사 후 다음날 걸려온 전화 한 통?

수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건강보험 및 의료실비 여론조사'라고 녹음한 멘트로 전화를 건다.

이어 "올해부터 현재 실손보험 대비 최대 300%까지 인상안이 발표돼 보험료 변동 여부 등 실손보험료 관련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운을 띄운다.

그 다음엔 본격적으로 성별, 연령대, 거주 지역 등에 대한 질문을 한다.

이후엔 실손보험 관련 이슈를 줄줄인 읊는다. 물론 미리 녹음된 멘트다. 가령 "전체 국내 실손보험 가입자의 80% 이상은 1, 2, 3세대 가입자로 이에 가입자의 의료 이용이 증가할수록 적자가 늘어나자 금융당국은 2021년 7월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실손보험의 경우 사용 여부에 따라 보험료를 최고 300%까지 올리는 등 보험 보장 및 보험료에 대한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며 이런 변화에 대한 내용을 안내 받은 적이 있는지 묻는다.

끝으로 "국내에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 즉 숨은 보험금이 10조원 이상이라고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를 통해 밝혀졌다"며 한국신용정보원의 금융서비스를 통한 점검과 미청구 보험금 및 환급금 찾기 무상서비스가 있다면 받을 의향이 있냐는 질문이 이어진다.

여기에 "의향이 있다"고 숫자를 누르면, 빠른 시간 내에 전문가의 전화가 연결될 예정이란 답변이 돌아오고 전화는 끊긴다.

이 같은 설문(?) 응답자는 다음날 '보험점검센터'라는 곳의 전화를 받게 된다.

상담사는 "여론조사를 진행해 준 분께만 감사의 뜻으로 갖고 계신 보험 중 못받아간 보험금을 찾아드리고, 또 나중에 보장받을 때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전체적으로 무료 점검을 해드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후 또 상세한 지역에 대해 묻는 질문이 이어진다. 전문가를 배정하기 위한 절차라는 설명이다.

혹시 의구심을 갖고 전화를 건 상담사의 소속을 묻는 다면 "현대, 삼성, 신한 등 국내 36개의 보험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종합보험회사"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실체 불문명한 '보험점검센터'…승환계약·개인정보 유출 등 주의필요

이에 응한 수신자는 보험영업에 동의한 고객으로 간주 돼 보험업체에 개인정보가 넘어가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전화가 언뜻 보면 대형 보험사나 혹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진행하는 것 처럼 보일 수있지만, 실상은 실체가 불분명한 GA들이 이를 일삼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신자는 보험점검이라는 명목으로 기존 보험을 계약 해지한 후 새로운 보험을 가입하게 하는 '리모델링' 수법으로 손해를 입거나 불필요한 보험상품에 가입하게 될 여지가 있어서다. 의도치 않은 개인정보 유출로 이와 비슷한 영업 전화를 향후에도 수시로 받게 될 가능성도 크다.

이런 꼼수 영업방식은 이전에도 지속 제기 됐었던 문제다.

과거에는 처음부터 '보험점검센터'를 내세워 전화를 걸었는데, 최근에는 '실손보험 여론조사'로 위장해 한 단 계 더 발전적인 수법으로 진화한 것이다. 사실상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위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고 있어 아직까지도 근절되지 않고 활개를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사들도 이 같은 영업 방식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기존 보험사들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불법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일단 이처럼 스팸처럼 전화를 해 영업으로 연결 짓는 것 자체가 보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결국은 통화를 한 후 승환계약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수수료를 취하는 구조일텐데, 이러한 부분들은 소비자의 피해로 전가될 가능성이 커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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