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대표, 'AI 전략 발표회'서 사업비전 소개

-MS 코파일럿 따라잡을 '한컴 어시스턴트' 내년 베타 출시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는 5년 내 글로벌 빅테크 기업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컴의 브랜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28일 '인공지능(AI) 사업전략 발표회' 무대에 올라 회사의 향후 비전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김 대표는 행사가 끝난 후 <디지털데일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5년'은 그만큼 빠르게 빅테크 기업을 따라잡겠다는 의미"라며 "관련해 사업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오피스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컴은 주요 동력 중 하나로 AI를 강화해, 글로벌 수준에 준하는 기술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 한컴 어시스턴트, '한국판 코파일럿' 부상

이날 김연수 대표는 '한컴 어시스턴트'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한컴은 기술 플랫폼 회사로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에 국내외 지능형 자동화(IA)에 의미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이러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잡을 수 있게 한 주인공이 바로 한컴 어시스트다"라고 소개했다.

한컴 어시스트는 말 그대로 AI 기반의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다. 스마트 문서 작성 엔진을 기반으로 여러 거대언어모델(LLM)과 연결되어 동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컴은 내년 상반기 베타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한컴은 MS를 제외하고 스크립트 엔진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다. 한컴 어시스턴트는 스크립트 엔진을 활용해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기 때문에, 단순 LLM을 연동한 경쟁 서비스보다 고도화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활용 방법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보인 AI 조수 '코파일럿'과 유사하다. 사용자는 한컴 서비스 환경에서 우측 채팅 창을 통해 자연어로 원하는 정보나 작업을 요청할 수 있다.

정지환 한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발표회에서 직접 한컴 어시스턴트를 시연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종로구 상주 인구를 3D 원형 차트로 정리해 달라고 요청하자, 한컴 어시스턴트는 원형 차트는 물론, 가로형 차트 또한 함께 생성했다. 증권 사이트 링크와 함께 주식 정보를 기존 차트에 넣어 달라고 요청하면 외부 데이터를 가져와 문서를 자동 생성할 수도 있다. 해당 기능은 한셀을 시작으로, 추후 한글에도 도입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내년은 한컴의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한컴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회사의 IA를 통해 관련 시장을 계속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컴은 AI 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기술을 결합한 문서 기반 질의응답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해당 시스템은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문서 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DB)로 활용하기 때문에, 환각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컴은 이를 구축형으로 제공해 기업 정보를 보호하고, 사용 목적에 최적화한 경량형언어모델(sLLM)을 활용해 비용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 '한컴독스AI'도 출격 준비 중, 다음 스텝은?

한컴은 이번 하반기를 시작으로 AI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첫 AI 서비스인 '한컴독스AI'의 경우 27일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완료하고 내년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컴독스AI는 HWPX·PDF·DOCX 등 문서 양식과 상관 없이 다양한 전자문서를 DB화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문서 생성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AI 템플릿을 활용해 문서 서식을 자동으로 만들 수 있고, 초안을 제안받을 수도 있다. 문서 내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질문에 답변도 받을 수 있다. 이날 정 CTO는 "한컴독스AI는 웹 오피스에 외부 LLM을 연동해서 특정 명령을 챗봇으로 입력받아 수행하는 일종의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한컴은 AI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IA 시장 또한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수의 파트너 기업들과 '한컴얼라이언스'를 운영해 해외 거점을 공동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한컴은 해외에 있는 IA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인수 역시 적극 검토하고 있다"라며 "현재 유럽 소재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근 시일 내에 구체적인 소식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사말 무대에 오른 변성준 한컴 공동대표 또한 "한컴은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초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라며 "이러한 고민의 현자에서 한컴의 문서 편집의 다양한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AI 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AI 기술은 이제 제품의 요소가 아닌 핵심 기술"이라며 "한컴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AI 기업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