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편집 논란' 휩싸인 구글, GPT 경쟁 속 맘 급했던 것일까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공개했던 구글이 때아닌 편집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공개한 시연 영상 속 제미나이의 모습이 실시간이 아닌 사전에 편집된 결과물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다.
제미나이의 기술력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쏟아지는 분위기다. 구글이 챗GPT의 기반 모델 GPT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기술이 무르익지 않은 단계에서 신 모델을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구글이 '제미나이 실습: 멀티모달 AI와 상호작용하기'라는 제목으로 올린 시연 영상은 AI 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특히 시야 인식 능력을 기반으로 사람과 같은 인지 및 판단 능력을 보여준 점에 대한 업계의 놀라움은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생생히 전달되기도 했다.
구글은 이 영상에서 향후 자사 AI 서비스의 기반이 될 새 거대언어모델(LLM)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소개했다.
종이 위에 오리를 그리면 제미나이는 이를 '새(bird)'라고 자동 인식했고, 옆에 물결을 그리자 '오리'라고 종을 특정하기도 했다. 기타를 그리면 기타로 연주한 곡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손으로 가위·바위·보 모양을 차례로 보여주자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자는 것이죠?'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오리 모양의 고무인형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고무 재질은 물보다 밀도가 적기 때문에 물 위에 뜰 수 있습니다'라고 속성을 파악하기도 했다.
이후 업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국내 AI 기술 기업의 한 관계자는 "빅테크 단위에서 AI를 개발하면 '이런 것도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듯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이 제미나이와의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담은 대신 사전 편집한 시나리오를 담은 것이 밝혀지면서 일부 실망감을 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구글은 "시연은 미리 준비된 텍스트 프롬프트와 이미지를 기반으로 제작됐다"라며 "멀티모달 기능을 예시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능적 측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가장 범용 모델인 '제미나이 프로'는 구글의 챗봇 서비스 바드에 탑재되어 있는데, 논란이 되는 주제에 대한 답을 회피하거나 사용자의 요청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시연 영상 속 '척하면 척'하는 만능 AI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구글이 GPT와의 경쟁으로 인해 성급하게 신모델을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변화가 빠른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이 무르익지 않은 단계에서 '일단 공개'를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구글은 이번 발표에서도 GPT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미나이는 ▲울트라(방대한 작업) ▲프로(범용) ▲나노(온디바이스) 등 3개 모델로 출시되었는데, 구글은 울트라 모델이 거대다중작업 언어이해(MMLU)에서 90%의 정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GPT-4의 경우 86.4%를 기록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위 관계자는 "당초 구글은 제미나이 출시를 앞두고 비영어권에서 오류가 발견됐다며 출시 일자를 내년으로 미룬 바 있다"라며 "그러다가 이달 일종의 깜짝 발표를 한 것인데, 신모델의 완성도가 업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구글 울트라의 경우 추가적인 검증 과정을 거쳐 내년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출시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대신 구글은 "내년 초 더 많은 이용자에게 울트라를 공개하기 위해 광범위한 테스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글이 시연 영상과 같은 수준의 AI를 구현해낸다면 업계 판도가 다시 뒤집힐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대화형 AI 기업의 한 관계자는 "GPT는 AI와 사람이 어떻게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고, 제미나이는 AI와 사람이 친구와 같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라며 "실제 서비스 도입 단계가 무르익는 시점에 판가름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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