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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인싸] “첫 카드 게임 신작 ‘템페스트’, 밴픽·시즌제로 e스포츠 꿈꿔요”

왕진화 기자

이 게임, 이 게임사가 ‘특히’ 궁금하신가요? 여기, 현장 이야기를 들려줄 특별한 이를 모셨습니다. 인물을 통해 게임과 게임사, 신사업에 얽힌 오디세이(대서사)를 들어봤습니다. ‘게임’과 ‘인물’, ‘사전’을 줄인 ‘겜인싸’로 게임과 기업의 A to Z까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박장수 뉴노멀소프트 대표(사진)을 27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만났다.
박장수 뉴노멀소프트 대표(사진)을 27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만났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이용자 가치를 지키자’, ‘게임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자’는 뜻으로 게임사를 만들었어요. 저와 키맨(Key man)들이 오랜 기간 논의한 끝에, 설립이념을 가장 먼저 보여줄 수 있는 게임 장르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가 아닌 수집형 카드 게임(CCG)을 꼽았는데요.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이용자 가치를 지키며 누구나 원할 때 보고 즐길 수 있는 첫 CCG 신작을 선보이는 것이 저희의 꿈입니다.”

지난 4월 닻을 올린 게임 개발사 뉴노멀소프트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2023’에서 확인한 이용자 ‘겜심’을 바탕으로 첫 타이틀 정식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설립 약 7개월 만에 지스타에 첫 참가한 뉴노멀소프트가 거둔 성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지난달 부산 벡스코(BEXCO) 제2전시장 입구에서 CCG e스포츠 경기장 콘셉트 부스를 선보이고, 1만3000여명의 발길을 붙잡으며 게임 업계와 이용자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서울 구로구 소재 본사에서 최근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박장수 뉴노멀소프트 대표(사진)는 첫 주자로 ‘템페스트: 타워 오브 프로바티오(Tempest: Tower of Probatio, 이하 템페스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강조하며, 이용자 가치를 늘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뉴노멀소프트는 2016년부터 이츠게임즈와 제로게임즈에서 아덴, R0, 카오스 모바일, 이카루스 이터널 등을 제작한 개발 전문 인력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곳이다.

지스타에서 뉴노멀소프트를 찾아준 1만3000여명의 발길이 의미 있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여느 게임사 부스처럼 인플루언서가 다녀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템페스트가 가진 ‘재미’만으로 비교적 짧은 기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4일간 오직 템페스트를 보고 즐기기 위해 1만3000여명이 모여든 셈이다.

박 대표는 “템페스트를 즐기기 위해 현장을 찾아준 이용자들이 e스포츠 대회에 실제로 참가한 기분을 가장 먼저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며 “실제 선수처럼 해설을 들으며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경험을 겪게 해주고 싶었는데, 다행히 현장 반응이 뜨거워 저희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온라인도 현장 못지않게 뜨거웠다. 뉴노멀소프트는 올해 지스타 기간에만 앱 마켓 구글플레이에 템페스트 특별 배포판을 깜짝 공개한 바 있는데, 당시 3일 만에 구글플레이 인기 게임 2위에 올랐다.

[ⓒ뉴노멀소프트]
[ⓒ뉴노멀소프트]

템페스트 ‘킥’ 포인트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템페스트에서 이용자는 300여장의 카드를 사용해 고유의 덱을 구성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되기 직전 이용자는 상대방의 덱을 볼 수 있다. 이때 뉴노멀소프트가 템페스트에서 타 CCG와의 차별화를 고민하며 넣은 전략 요소인 ‘밴픽’(Ban+Pick, 선택과 금지)이 빛을 발한다.

이용자는 상대방이 들고 있는 핵심 카드 한 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어떤 카드를 막아야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벅찬데, 또 상대방이 이용자의 어떤 카드를 막으려 들지 알 수 없다. 상대방 패를 대부분 아는 상황임에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심리전이 시작되는 셈이다.

마치 가위바위보 하나 빼기처럼 상대방이 어떤 패를 쥐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면서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는 느낌이랄까. 가위, 바위, 보에서 하나를 빼더라도 박자에 맞춰 치열한 눈치싸움이 펼쳐지는데, 템페스트엔 300여장의 카드가 있기에 승부를 예측하기가 더욱 힘들다. 두 이용자는 서로가 지목한 카드 한 장을 빼는 대신, 무작위로 다른 남은 카드들 중 한 장을 뽑아 채우게 된다.

박 대표는 “CCG 장르 게임을 오래 즐기다 보면 ‘고티어의 고착화’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용자 티어 및 랭크가 올라갈수록 겪어보거나 만나봤던 상대방 덱을 마주치고, 카드 한두장을 놓더라도 어떤 덱인지 금방 눈치 채게 된다”며 “운적인 요소를 오히려 확실히 줄이고 전략적인 부분을 가장 강조하고파 밴픽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뉴노멀소프트]
[ⓒ뉴노멀소프트]

또 하나의 킥은 바로 완전한 시즌제를 목표로 둔다는 점이다. 그간 기존 카드 게임들이 매 시즌마다 신규 카드팩을 내고, 이용자들이 이를 구매하게끔 해왔다면 템페스트는 다르다. 예컨대 템페스트 이용자가 10장의 카드를 구매했다면, 다음 시즌에 카드 10장 뽑기권을 제공한다. 과금한 만큼 그대로 돌려받으면서, 복귀하더라도 새롭게 시즌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박 대표는 “사실 CCG 장르 e스포츠 대회들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여서, 글로벌 상황은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복귀 이용자가 없고 신규 이용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장르이기 때문인데, 보는 이용자가 처음엔 많았을 지라도 카드팩이 새로 나올수록 이용자 가치가 하락되는 등 점점 우하향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에 템페스트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 즉, 반대로 이용자 가치를 지켜 신규 이용자가 누적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복귀 이용자로 하여금 대회 속 시즌을 보게 한 뒤 돌아오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거나, 여전히 재밌어 다음 시즌 참가를 고려하는 이용자들이 생길 때 어디서든 진입하기 쉬운 게임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고, 이를 바탕으로 e스포츠 대회도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는 대회도 제작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박장수 뉴노멀소프트 대표(사진)이 지난 27일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첫 신작인 템페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장수 뉴노멀소프트 대표(사진)이 지난 27일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첫 신작인 템페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글로벌 이용자 확보에는 인플루언서 및 숙제 방송보다는 광고 User acquisition(UA) 마케팅 기법이 중심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인플루언서나 유명 e스포츠 선수가 템페스트를 숙제 방송으로 즐기면서 억지로 이용자들이 보게 하는 일은 없는 셈이다. 그만큼 박 대표는 템페스트가 가진 재미에 더욱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 뉴노멀소프트는 북미 등 글로벌 직접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20여명의 인력들이 템페스트가 적지 않은 시간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템페스트 직접 서비스에 나서며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계획이다.

박 대표는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는, 첫 타이틀 출시와 동시에 e스포츠 도전이나 해외 직접 서비스를 꿈꾸는 것들이 무모한 도전으로 보일 수 있다”며 “저희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고 하지만, 사실 성공하지 못하면 그냥 헛소리에 불과하지 않나. 그래서 저희는 성공을 크게 거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템페스트가 다른 게임업계 혹은 게임들과 패키지 등 비즈니스모델(BM) 부문에서의 경쟁보다 게임 재미로만 비교된다면 저희의 목표는 정말 달성했다고 생각한다”며 “최대 2025년까지는 뉴노멀소프트에서도 정말 많은 다양한 게임 장르 신작들과 다채롭게 재밌는 게임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템페스트로 만들어낼 세상이 재미로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산 토종 카드 게임 신작을 기다리고 있는 이용자라면 가치 유지라는 키워드만으로도 감히 기대를 걸어볼 만해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린 눈으로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이들을 볼 때, 이들이 약간 신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유는 게임 개발자들이 그냥 ‘이용자들의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며 “저는 그렇게 프로그래머로 꿈을 키워 뉴노멀소프트를 통해 처음 정식으로 이용자들을 만날 준비 중이고, ‘게임’ 그 자체를 사랑하는 키맨들도 항상 이러한 부분에서 기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템페스트는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뉴노멀소프트에서 개발 막바지 담금질 중이다. 추후 템페스트를 콘솔 플랫폼으로도 준비해 북미·유럽 등 글로벌 이용자들의 다양한 접점을 모색할 방침이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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