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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쿠팡, ‘판매수수료’ 전면전…양사 입장 팽팽 (종합)

왕진화 기자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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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11번가가 쿠팡에게 전면전을 선포했다. 쿠팡이 ‘11번가의 전체적인 판매수수료가 높다’라는 오인의 소지를 제공했고, ‘부당비교광고’ 행위를 펼쳤다고 보고 있다. 반면 쿠팡은 ‘최대 판매수수료’라는 기준을 명확히 명시하고 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1번가는 지난 15일 쿠팡의 ‘부당비교광고’ 행위에 대해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11번가는 “기업 이미지 손상과 판매자, 고객 유치에 큰 영향을 주는 중대한 사안이라 판단해 신고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전면전에 나서게 된 건 지난 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매체에서는 “쿠팡에서 한 중소 제조사에게 판매가의 45%를 ‘채널 이용료’로 받는 사례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즉, 한 중소 제조사의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을 올리는 대가로 제공하는 수수료가 판매가의 45%까지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쿠팡은 지난 3일 쿠팡 뉴스룸 ‘알려드립니다’ 공지를 통해 해명자료를 내며 “쿠팡이 수수료로 45%를 떼어간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고, 쿠팡의 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쿠팡의 수수료는 최대 10.9%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라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쿠팡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타 오픈마켓 최대 판매수수료를 비교한 표를 제시했다. 뉴스룸에서 제시한 표에 따르면, 11번가는 최대 판매수수료를 20%로 매기고 있다.

즉, 쿠팡 뉴스룸만 보면 11번가의 최대 판매수수료(20%)가 신세계그룹 계열 오픈마켓인 G마켓, 옥션이 매기는 최대 판매수수료 15%, 쿠팡 10.9%보다 더 높은 수치인 셈이다. 이를 확인한 11번가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쿠팡이 11번가를 대상으로 부당하게 비교광고를 했다고 본 것이다.

11번가는 “지난 3일 쿠팡 측이 자사의 뉴스룸을 통해 ‘쿠팡의 늪에 빠진 중소셀러들’이라는 1월 2일자 한 언론매체의 보도에 대한 유감자료를 게시하면서, ‘쿠팡이 수수료 45%를 떼어간다’는 내용을 반박하고 자사의 수수료가 낮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11번가 판매수수료를 쿠팡에 유리한 기준에 맞춰 비교·명시한 ‘부당비교광고’로 고객들에게 오인의 소지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11번가 입장은 이렇다. 우선, 판매수수료는 상품판매와 관련된 중요한 거래조건이다. 그렇기에 이커머스 각 사업자는 상품의 가격, 판매량 등에 따라 카테고리별로 각각 다르게 설정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이 기사와 관련이 없음. [ⓒpixabay]
해당 사진은 이 기사와 관련이 없음. [ⓒpixabay]

이러한 가운데, 11번가는 쿠팡이 명확한 기준이나 객관적인 근거 없이 극히 일부 상품에 적용되는 최대 판매수수료만을 비교했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11번가의 전체 판매수수료가 쿠팡에 비해 과다하게 높은 것처럼 왜곡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쿠팡 뉴스룸 알려드립니다는 검색하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다. 여기에, 해당 공지를 기사화한 언론도 상당 수다. 사실상 대중에게 11번가의 최대 판매수수료가 타 이커머스 기업 중 가장 높다고 공표했다고 본 셈이다. 이에 따라, 11번가는 쿠팡이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를 금지하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쿠팡이 11번가의 전체적인 판매수수료가 높다라는 오인의 소지를 제공함으로써 ‘전자상거래법 제21조’를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전상법 제21조에 따르면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11번가는 쿠팡이 언급한 11번가의 최대 판매수수료(명목수수료, 20%)는 11번가의 전체 185개 상품 카테고리 중 단 3개에서만 적용된다고 밝혔다. 디자이너 남성의류, 디자이너 여성의류, 디자이너 잡화에 한해서다. 11번가는 이 외 180개 카테고리의 명목수수료가 7~13%라고 덧붙였다. 렌탈/구독은 1% 도서/음반은 15%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이에, 11번가는 지난 15일 공정위에 신고하는 조치까지 이르게 됐다. 다만 11번가의 공정위 신고에 대해, 쿠팡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공지(표) 자체는 각 사가 ‘공시’하는 자료에서 발췌해, 그를 기준으로 만든 표이기 때문이다. 공시는 때때로 기업을 파악하거나 설명할 때 객관적인 근거로 활용되는 중요 지표다.

또한, 표에서 이커머스 각 사의 모든 판매수수료가 아닌 ‘최대’ 판매수수료라는 점을 명시했기 때문에, 11번가가 주장하는 ‘전체적인 판매수수료가 높다’는 오인의 소지를 제공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해당 공지는 각사의 공시된 자료를 기초로 작성됐고, ‘최대 판매수수료’라는 기준을 명확히 명시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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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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