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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판매량도 늘었다… 게임업계 변신 가속화될까

문대찬 기자
콘솔 기기 플레이스테이션5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
콘솔 기기 플레이스테이션5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지난해 국내 콘솔 게임‧기기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솔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최근 게임업계 분위기와 맞물려, 국내 콘솔 시장 성장세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상거래업체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게임·소프트웨어 거래액은 전년과 비교해 2배 가량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게임 타이틀이 300% 가량 판매량이 증가해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게임기는 70%, 게임주변기기는 30% 가량 거래액이 증가했다. 이중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는 거래액이 57%, 닌텐도는 38% 늘었다.

콘솔 이용 연령층은 30대(31%)와 40대(30%), 20대(21%) 순으로 많았다. 60대 이상(13%) 구매 비중도 지난해보다 7% 상승했다. 티몬은 손자·손녀들을 위한 선물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성별로는 남녀 구매 비중이 각각 50% 수준으로 균등하게 나타났다.

콘솔 게임 관심 증가에 힘입어 게임업계의 관련 시장 개척 움직임에도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게임 시장은 그간 콘솔 게임 불모지로 여겨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게임 산업에서 콘솔이 차지하는 비중은 5%로, 모바일 게임(57.9%)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게임 이용자 플랫폼별 이용률도 콘솔은 17.9%로 모바일(84.2%)과 PC(54.2%)에 못 미쳤다.

[ⓒ네오위즈]
[ⓒ네오위즈]

빠른 인터넷 환경과 높은 PC 보급률 등으로 인해 PC‧모바일 플랫폼 중심의 게임에만 힘이 실린 탓이다. 이들이 콘솔 게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콘솔 게임이 세계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최근엔 기류가 변하고 있다. 업계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새 먹거리 발굴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도 강화되면서 수익모델(BM) 다양화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서구권 선호도가 높고, 게임을 유료로 판매하는 콘솔 게임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게임업계는 지난해부터 콘솔 게임을 출시하고, 콘솔 기기 회사들과 맞손을 잡고 게임 개발에 돌입하는 등 시장 개척에 나섰다. 올해만 해도 ‘퍼스트디센던트’, ‘스텔라블레이드’, ‘붉은사막’ 등 기대작이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미 해외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국내 콘솔 게임도 있다. 지난해 네오위즈가 출시해 한 달 만에 100만장이 팔린 ‘P의거짓’이 일례다. 같은 해 공개돼 300만장 판매고를 올린 넥슨의 PC 게임 ‘데이브더다이버’도 닌텐도스위치로 서비스를 확대해 주목받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콘솔 게임에 대한 국내 선호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김정태 교수는 “국내 게이머들의 플레이 문화가 성숙해지면서 플레이 성향도 변하고 있다”며 “경쟁과 목표 달성에만 치중했던 ‘성취가’ 유형에서 이제는 게임 월드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탐험가’로 이용자 성향이 바뀌어 가고 있다고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콘솔은 탐험가 유형에 잘 맞는 플랫폼이다. 앞으로도 콘솔 게임을 찾는 게이머들은 더 늘어날 추세로 보인다”며 “이에 걸맞은 게임 콘텐츠가 훨씬 강화된 양질의 게임 개발이 절실해졌다. 게임 세계관과 스토리텔링 및 게임 소재 연구가 중요해졌다”고 부연했다.

한편 증권가는 콘솔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 게임업계의 콘솔 시장 진출이 올해부터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은 플레이스테이션5 보급이 확대되는 2024년 성장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국내 게임사가 2024년 다수 콘솔 게임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시장 불확실성과 진입장벽을 고려하면 공략 가능 시장은 북미‧유럽의 콘솔‧스팀 시장”이라며 “콘솔 시장은 모바일 게임과 유저 겹치지 않아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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