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가, '홍콩 ELS 사태' 초긴장속… 보험업계는 '무풍지대' 이유는?
-"은행과 상품구조 달라…ELS 변액보험, 일종의 분산투자"
-당초 ELS 취급 보험사도 극히 드물어…현재는 모두 판매중단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급락으로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의 원금 손실이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는 은행 등 다른 금융사 대비 비교적 잠잠한 분위기다.
과거 보험사가 내놨던 ELS 변액보험은 은행, 증권사 등이 취급하는 ELS와 달리 여러 지수를 추종하는 일종의 분산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특정 지수의 하락으로 최종 손실이 급격하게 증가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애초에 ELS 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들이 극히 드물었다는 점도 이번 홍콩 ELS 사태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의 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투자자들의 홍콩 ELS 확정 손실액은 2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파생상품의 일종인 ELS는 KOSPI200, KRX100, 닛케이225 등 주가지수의 수치와 연계한 증권을 말한다. 가입자들은 약정한 만기 동안 주가지수가 해당 구간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경우 일정의 확정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제 2금융권인 보험사들도 ELS와 연계한 변액보험을 취급했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 손실로 논란이 일고 있는 은행권과는 달리 다소 평온한 분위기다.
우선 보험사들의 ELS 변액보험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ELS 상품과 구조가 달라 체감하는 손실폭에도 차이가 있다고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ELS는 고객이 직접 해당 지수를 포함한 ELS를 구매하는 방식인 반면, ELS 변액보험은 여러가지 지수를 투자하는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며 "즉 한가지 지수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령 ELS 변액보험 상품 안에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ELS가 있다고 해도 그에 따른 손실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립식 ELS 변액보험일 경우에는 매달 ELS가 재투자가 되는 구조로 조기상환시점 평가일에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 쿠폰이 발생한다"면서 "수익이 매달 지속 재투자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만약 해당 상품에서 만기에 손실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일부의 지수를 추종하는 부분에 한정된 손실이지 전체 납입 원금에 대한 손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보험사들의 ELS 변액보험은 대부분 녹인(Knock-in) 구조로 이뤄져 있어 만기 전까진 약정한 하한선 밑으로 지수가 내려가도 손실이 확정되지 않으며, 분산 투자 효과로 손실폭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보험사들이 당초 ELS 관련 상품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홍콩 ELS 논란에서 빗겨간 이유로 풀이된다.
실제 전체 40여개의 보험사 중 ELS 관련 상품을 판매했던 보험사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 KB라이프생명, 하나생명 등 3곳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현재 ELS 변액보험 상품 판매를 모두 중단한 상황이다. 국내 변액보험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미래에셋생명도 그동안 변액보험에 ELS를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장기적으로 10년 이상 운용을 해야 하는 상품"이라며 "그 사이에 증시는 여러가지 이벤트에 따라서 부침이 있을 수 있는데, 특히 ELS는 이런 과정에서 적지 않은 손해를 입힐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의도적으로 관련 상품에 적극 나서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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