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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메가존·베스핀 적자인데…삼성·LG·SK, MSP 뛰어드는 이유

권하영 기자

[Ⓒ 픽사베이]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의 선례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들이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클라우드 MSP는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필요한 컨설팅부터 구축·운영·유지보수를 지원하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도 클라우드 MSP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확립한 것은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등 국내 1세대 MSP 들은 글로벌 클라우드 CSP사들의 연례 행사의 단골 손님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속되는 적자는 MSP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와중에 온프레미스(설치형) 환경에서 시스템 통합(SI) 사업을 해 온 IT서비스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맞춰 사업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MSP 비즈니스 모델은 클라우드 도입을 지원하는 역할의 특성상, 클라우드서비스(CSP) 기업에 수익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 CSP사들의 공급가, 할인율에 따라 영업이익의 폭이 결정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IT서비스 기업들이 이런 MSP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 기업은 MSP 사업을 통한 수익을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CSP들의 실적과 직결돼 있는 전문 MSP들과는 수익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3사 중 실적을 공개하는 회사는 삼성SDS인데,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63% 오른 5556억원이다. 그중 CSP 사업은 전년동기 대비 51% 증가한 1871억원, MSP 사업은 93% 상승한 2767억원으로, 매출 규모와 성장 면에서 MSP 사업이 앞선다.

MSP 사업의 영업손익은 알 수 없지만, 이 기간 삼성SDS의 IT서비스 부문 영업이익이 1872억원으로 전년보다 11.8% 늘었음을 볼 때 마이너스를 크게 기록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삼성SDS의 지난해 4분기 IT서비스 부문 매출에서 클라우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4.4%로, IT아웃소싱(47.1%) 다음으로 SI(18.5%)보다 많다.

IT서비스 기업들의 경우 단순히 MSP 사업만 한다기보다 기업고객의 기존 내부 시스템 즉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잘 작동하도록 업데이트하는 애플리케이션현대화(AM)를 중심으로 MSP 사업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삼성SDS의 경우 MSP뿐만 아니라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을 통한 CSP부터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까지 클라우드 관련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IT서비스 3사 중 한 관계자는 “MSP만 해서는 당연히 별로 이익이 안 남는 게 맞지만, 그 위에 AM이라든지 MCMP(멀티클라우드관리플랫폼)라든지 디지털서비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각사가 보유한 플랫폼과 솔루션 등이 다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면서 “CSP에 수익을 의존하는 MSP 기업들과 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3사 관계자도 “MSP가 큰 수익이 나진 않아도 기업이 클라우드 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선택지가 생긴다”면서 “MSP의 본질도 결국 SI이고, 그래서 클라우드 전환도 다른 SI 프로젝트를 같이 발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IT서비스 기업들은 좀 더 복합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전문 MSP 기업들조차, MSP 사업만으로는 수익 한계를 깨기 어려워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게 현실이긴 하다. MSP 사업이 매출은 크지만 CSP에 지불되는 비용이 높아 수익성이 낮다보니, 그와 별개로 자체 개발한 SaaS나 플랫폼을 판매하거나 총판 사업, 해외 진출 등으로 수익구조를 넓히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서비스 기업 입장에서 다른 MSP 기업들은 경쟁사이기보다 협력사인데, 반대로 MSP 기업들은 IT서비스 기업들과 경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그동안 IaaS 기반으로 외적성장을 해왔는데, 이제는 SaaS와 PaaS(서비스형플랫폼)를 아우르는 종합 클라우드 사업자로 성장하는 기로에 섰다”고 봤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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