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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메가존이 낳았는데…존재감 없는 ‘클라우드그램’, 왜?

권하영 기자
[Ⓒ 클라우드그램 홈페이지]
[Ⓒ 클라우드그램 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LG CNS와 메가존클라우드의 합작 클라우드 기업 ‘클라우드그램’이 출범 6년차를 맞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성과는커녕 적자만 계속되고 있는 상황인데, 사실 부진한 실적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존재감’이다. 클라우드그램에 대한 양사의 사업 의지나 시너지 기대감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는 것인데,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19일 클라우드그램의 가장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55억7624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입손실은 12억110만원으로 전년동기(21억1039만원)보단 2배 가까이 줄었지만, 흑자 전환엔 실패했다.

클라우드그램은 지난 2019년 12월 출범한 LG CNS와 메가존클라우드의 합작법인으로, 양사가 지분 34.96%, 65.04%를 나눠갖고 있다. 특히 공공·금융 부문에 특화한 MSP 사업을 공략하고 있는데, 각각 공공·금융 분야 IT서비스 강자인 LG CNS와 MSP 강자인 메가존클라우드의 힘이 합쳐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클라우드그램은 출범 이후 2020년 34억3866억원, 2021년 38억7798만원 등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연간으로도 실적 개선 가능성은 적다. LG CNS의 경우 매년 지분법손실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초기투자금도 198억8750만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79억6183만원만 남은 상태다.

클라우드그램은 주로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클라우드 등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기업(CSP)의 클라우드 도입을 돕는 MSP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동안 이들 기업의 국내 공공·금융 시장 진출 성과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클라우드그램 또한 마찬가지로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 CNS와 메가존클라우드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물론 클라우드그램이 아직 출범 초기인 데다, 다른 MSP들도 적자지만 성장성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당분간 흑자를 내지 못한다 해서 양사가 크게 조급해 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달라진 시장 상황을 볼 때, 클라우드그램은 양사에 더 이상 매력적인 협력처가 아닐 수 있다.

LG CNS의 경우, 클라우드그램 설립 당시만 해도 자체 MSP 사업을 하지 않을 때였다. 그러다 기존 시스템통합(SI) 사업의 수익 한계로 MSP 사업을 본격 전개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상황이다. LG CNS 입장에선 굳이 합작법인인 클라우드그램을 통해 MSP 역량을 분산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메가존클라우드도 공공·금융 분야 시너지를 위해 LG CNS와 손을 잡았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분법손실만 계속되는 현 상황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2년 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메가존클라우드로선 비단 클라우드그램뿐만 아니라, 그동안 확장해 온 사업들을 수익성 중심으로 정리해야 할 때기도 하다.

MSP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그램이 처음 출발했을 때만 해도 다른 기업에서 인력들을 상당히 많이 데려오기도 했었고, 특히 코로나19 이후 공공 클라우드 사업이 크게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많았다”면서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고, LG CNS가 MSP 사업을 하면서 클라우드그램의 역할이 애매해진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가 최근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등급제를 시행한 것이 클라우드그램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내놓는다. CSAP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위해 필수로 획득해야 하는 인증인데, 이제 보안 수준을 다소 낮춘 ‘하’ 등급이 생기면서, 글로벌 CSP들이 공공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클라우드그램 출범 무렵 AWS와 MS가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영업을 했는데, 그게 잘 안됐었다. 정부가 예정했던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생각보다 확 늘리지 않았고, 보안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기도 했다”며 “이제 ‘하’ 등급이 생겼으니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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