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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 덕에 메기→공룡된 쿠팡…올해도 기대되는 이유 [컨콜종합]

왕진화 기자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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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쿠팡이 창립 후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흑자를 내고 매출 30조원을 넘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쿠팡의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21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6% 늘어났다. 와우 유료 멤버십 회원 수도 1년간 300만명(27%)이 늘어난 1400만명을 기록하며 충성고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시장 둔화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 등 쿠팡 사용을 늘리는 고객이 늘어난 데다 대만·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매출도 전년과 비교해 2배 성장한 결과다.

◆와우 회원 1년 만에 27% ‘쑤욱’…1400만명, 매 분기 고객 증가”=쿠팡이 2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작년 4분기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8조6555억원(65억6100만달러)으로 전년(7조2404억원) 대비 20%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15억원(1억3000만달러)으로 전년(1133억원)과 비교해 51% 증가했다.

매 분기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 성장에 힘입어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를 기록, 전년과 비교해 20% 오르며 3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연간 영업이익은 6174억원(4억730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활성 고객 수가 전년 대비 16% 성장한 것은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성장률이어서 고무적이란 평가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쿠팡Inc 의장)은 이날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상품·가격·서비스 전반에 거쳐 고객에게 ‘와우’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성의 토대가 됐다”며 “장기적인 주주 가치의 기반이 되는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의 지난해 1분기 활성 고객 수는 전년 대비 5% 성장하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4분기 성장률은 16%였다”고 부연했다.

쿠팡 활성 고객(제품을 분기에 한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지난해 1분기 1901만명, 2분기 1971만명, 3분기 2042만명을 기록한데 이어 4분기 2100만명으로 늘었다. 고객 1인당 매출은 지난해 4분기 41만1600원(312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3% 올랐다.

쿠팡의 매출 성장세도 지난해 원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분기(20%), 2분기(21%), 3분기(18%), 4분기(20%) 등 지속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말 1400만명으로, 2022년 말(1100만명) 대비 27% 늘었다.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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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그로스 입점업체 80%는 전통 유통업체 발 못 들인 중소기업”=김범석 창업자는 “가장 규모가 크고 잘 자리잡은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의 수익성 확대에 힘입어 올해 기록적인 순이익과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했으며,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7%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 사업에 4억5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한 이후에도 2023년 잉여 현금 흐름 창출액은 18억달러에 달하며, 현재 현금 보유 잔액은 55억 달러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지난해 매출은 30조7998억원(235억9400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19% 성장했다.

아난드 CFO는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는 지난 4분기 2% 성장한 한국 전체 소매시장보다 몇 배 이상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2027년까지 한국의 전체 소매시장 규모는 5600억달러로 예상하며, 쿠팡의 비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쿠팡의 한국 내 성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강조했다.

김 창업자는 사업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이유에 대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역량을 위한 이니셔티브에 도전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켓배송 런칭 전에는) 우리는 재고를 관리하거나, 풀필먼트 센터를 열거나, 당일 배송을 위한 맞춤형 기술로 전국에 물류 배송망을 구축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역량 이니셔티브인 로켓배송의 성공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방대한 기술과 프로세스, 지식 등을 활용해 새벽배송과 같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점진적인 이니셔티브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는 로켓그로스디. 그는 로켓그로스 입점업체의 80% 이상이 전통 유통업체의 물리적 매대에 입점할 수 없는 데다 자체 인프라를 구축할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지난해 4분기 거래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배 증가했고, 참여 업체 수 역시 80% 늘었다. 아난드 CFO는 “물류 네트워크를 개선하고,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자동화와 기술 활용도를 높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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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성장 속도도 가팔라…로켓배송 확대에 기대감↑=여기에, 쿠팡이츠 성장 등에 힘입어 4분기 쿠팡이츠·대만·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매출은 3601억원(2억7300만달러)으로 전년(1806억원)과 비교해 2배 성장했다. 이어 힘입어 지난 한해 성장사업 매출은 1조299억원(7억8900만달러)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날 김 의장은 대만 진출 이후 성장 속도 역시 한국 못지않게 가파르다는 점을 밝히며 대만 시장이 가진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다만 투자 확대로 인해 성장사업의 에비타(EBITDA) 손실은 4억6600만달러(6083억원)로 전년과 비교해 107% 늘었다. 아난드 CFO는 “파페치와 관한 손실을 제외하고, 2024년엔 성장 사업 부문에서 약 6억5000만달러의 조정 에비타 손실이 예상된다”며 “이미 발표한 투자 외 추가적인 투자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연법인세 자산에 관한 평가 충당금을 세무상 이월결손금에서 차감하는 등 세금 관련 비용의 변동으로 인해 8억9500만달러의 일회적인 조정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일회적인 회계적 이익을 제외한 지난해 조정 당기순이익은 각각 1807억원(1억3700만달러)와 6070억원(4억6500만달러)로, 각 기간의 영업이익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김 의장은 “지난해는 주당 잉여 현금 흐름이 크게 확대된 해”라며 “주식 수는 1.3%만 증가했고, 주식 희석 비율은 상장한 해를 포함해 상장 기업이 된 이후 3년간 매년 1% 가량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는 신규 발행 주식 수가 적은 만큼 주당 가치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풀이로도 가능하다. 아난드 CFO는 “2023년은 높은 성장세로 마무리됐는데 향후 성장률은 지난 1~2년 간의 성장 범위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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