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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AI·바이오가 LG 미래 거목"…美 잭슨랩과 ‘알츠하이머’ AI 공동연구

김문기 기자
구광모 LG 회장(좌측에서 네번째) [사진=LG]
구광모 LG 회장(좌측에서 네번째) [사진=LG]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다."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을 방문해 바이오, AI 분야 미래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하며 한 말이다. 현재 LG는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를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등 바이오의 혁신 속도를 높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이번에는 독보적 비영리 연구기관과 함께 알츠하이머의 비밀을 풀기 위한 AI 모델 구현에도 나선다.

LG(대표 구광모)는 세계적인 유전체(Genome)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의 잭슨랩(The Jackson Laboratory)과 ‘알츠하이머’와 ‘암’의 비밀을 풀어낼 AI 공동 연구개발에 나선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지난해 12월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본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 원인과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개인 맞춤 치료 연구의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은 유전자 및 인간 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그 원인 규명과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수많은 연구진과 제약회사들이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양사는 LG의 생성형 AI ‘엑사원(EXAONE)’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주기별 연구 자료를 학습시켜,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잭슨랩은 유전자 변형 마우스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유전체 전문 연구기관으로 알츠하이머와 암 등 질병과 관련된 다양한 유전적 변이와 돌연변이 유전자 등 방대한 양의 연구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LG의 AI 기술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론 카돈 잭슨랩 CEO는 이번 협업에 대해 “인공지능과 유전체학이라는 양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강점을 잘 활용해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찰스 리 잭슨랩 유전체 의학 연구소장은 ”LG AI연구원과 알츠하이머와 암 등 질병을 예측하고, 신약과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AI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번 협업이 개인 맞춤형 의학 시대를 실현하는 데 한층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찰스 리(Charles Lee) 잭슨랩 유전체 의학 연구소장 [사진=LG]
찰스 리(Charles Lee) 잭슨랩 유전체 의학 연구소장 [사진=LG]

암 진단 치료분야 AI 모델도 공동개발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암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활약할 AI 모델도 공동 개발한다.

양사는 비싸고 특수한 검사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병리 이미지만으로 암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모델과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하는 새로운 대화형 생성 AI 모델 개발에 나섰다.

양사는 AI가 암 분야에서 신약의 후보 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시험과 임상 시험에 이르기까지 개발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양사가 협업해 개발한 AI 모델들이 유전자 변이에 따른 개인별 맞춤 치료가 가능한 정밀 의료 시대를 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 AI연구원은 AI를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LG의 미래성장동력인 바이오 분야에서도 AI 기술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2022년 환자의 유전 정보와 암 세포의 돌연변이 정보를 이용해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항원 예측 AI 모델’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신약·신소재·신물질 개발하는 생성형 AI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대중에게 공개한 바 있다.


(좌측부터) LG AI연구원의 박용민 헬스케어 사업 담당, 이화영 사업개발 유닛장, 배경훈 원장, 잭슨랩의 론 카돈(Lon Cardon) CEO, 폴 플리첵(Paul Flicek) CDO, 찰스 리(Charles Lee) 유전체 의학 연구소장 [사진=LG]
(좌측부터) LG AI연구원의 박용민 헬스케어 사업 담당, 이화영 사업개발 유닛장, 배경훈 원장, 잭슨랩의 론 카돈(Lon Cardon) CEO, 폴 플리첵(Paul Flicek) CDO, 찰스 리(Charles Lee) 유전체 의학 연구소장 [사진=LG]

건강 증진 위한 100년…독보적 연구기관 잭슨랩

미국 코네티컷주에 위치한 잭슨랩은 1929년 설립 이후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 암, 신경, 면역, 대사 질환을 비롯해 선천성 기형에 이르기까지 그 원인, 특히 유전체와 관련된 연구를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노벨상 수상자를 20명 배출한 세계 최고 수준의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이다.

유전적 변이나 돌연변이 유전자에 따라 달라지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맞춤 의학(정밀 의학) 분야 세계 최고 석학인 찰스 리 박사가 이끌고 있는 잭슨랩 유전체 의학 연구소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는 실험용 마우스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하는 곳이다.

실험용 마우스는 인간과 유전자가 99% 정도 일치하고 생애주기가 짧아 바이오 분야 연구의 숨은 공신으로 알려졌다.

잭슨랩은 전세계 제약사를 대상으로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및 새로운 신약을 사용하기 전 안전성이나 효과 등을 검증하는 전(前)임상 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잭슨랩의 유전자 변이 마우스가 없으면 알츠하이머, 면역항암백신과 치료제 등 난제 연구가 어렵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해당 영역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연구 기관이며, 지난 코로나19 대유행 시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백신 개발에도 잭슨랩의 유전자 변이 마우스가 사용된 바 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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