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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 부상한 '8.6세대 OLED'...SDC⋅BOE⋅TCL, '투자'vsLGD, '관망' [소부장디과장]

배태용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8.6세대 IT OLED 라인 장비 반입식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8.6세대 IT OLED 라인 장비 반입식 [ⓒ삼성디스플레이]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애플 등 주요 세트 업체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IT 기기에 OELD(유기발광다이오드) 적용에 나서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상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OLED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 본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TCL 등은 8.6세대 OLED 양산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기상조라 본 LG디스플레이 등은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 기존 라인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택했다.


◆ 애플이 쏘아 올린 OLED 전환 기대감

12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올해 11인치와 12.9인치 OLED 프로 출시를 예고하면서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애플이 향후 2028년까지 모바일, PC 시장의 OLED 보급률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옴디아는 IT OLED 시장 매출은 올해 25억3400만달러(3조3800억원)에서 2029년 89억1300만달러(11조8900억원)로 연평균 28.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전망에 다수의 디스플레이 기업은 IT OLED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8.6세대 OLED 투자 계획을 발표, 설비 증설에 공식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 TCL CSOT 등은 8.6세대 OLED 설비 증설을 발표했다.

8.6세대 OLED는 유리 기판의 크기가 2290 x 2620mm인 OLED 패널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 6세대 OLED (1500 x 1850mm) 대비 약 2.25배 큰 크기로, 생산 효율성이 높아 더 많은 OLED 패널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가 절감에 나서는 세트 기업에 싸고 많은 양의 패널을 공급하면서 시장을 점유하겠다는 것이다.

[ⓒBOE]
[ⓒBOE]

가장 발 빨리 움직인 곳은 우리나라의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IT OLED 분야에 2026년까지 4조1000억원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1조원을 투자하는 BOE와 비교해 금액 자체는 낮은 상황이다. 연간 노트북 패널 1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후 이달 8일 충남 아산 캠퍼스에서 8.6세대 IT OLED 라인 구축 작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A6 라인 설비 반입식'을 열었다. 최근 신규 설비 내 클린룸 공사를 마무리하고, OLED 유기 재료를 디스플레이 화소로 만드는 데 필요한 증착기를 반입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더욱 과감하게 8.6세대 OLED 세대 양산에 나서고 있다. BOE의 경우, 지난해 12월 8.6세대 OLED 구축에 630억위안(11조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BOE는 캐논토키와 선익시스템 8.6세대 증착기를 놓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SDV⋅BOE⋅TCL 8.6세대 OLED에 승부수…LGD, 기존 라인 효율화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디스플레이]

중국 디스플레이 2위 TCL는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를 통해 올해 하반기 잉크젯 프린팅 OLED 패널 생산을 공식화, 현재 IT용 OLED 투자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8.6 OLED 투자 계획은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중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OLED 시장에 대한 접근을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아직 8.6세대 투자 발표를 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회사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IT 분야에서 OLED의 침투 속도가 제품별 특성과 소비자 수용도에 따라 다를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른 유연한 대응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LG디스플레이는 유상증자, 신디케이트론 등을 통해 2조원 수준의 자금을 조달한 가운데, 이를 통해 기존 라인의 효율성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과거부터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급변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 결과 OLED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 탄탄한 실적 성장을 이뤘으나 LG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진출이 늦어져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 OLED 아이패드 출시를 시점으로 본격적으로 중소형 OLED 시장이 성장을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침투율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라며 "어떤 기업이 향후 웃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향후 OLED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경우에는 8.6세대 라인을 증설 해놓은 기업들이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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