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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사업 중복 조정 현실화 될까?…SKT-C&C, MSP 사업 향방은?

권하영 기자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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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SK그룹 내 클라우드 사업 주도권이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룹 내에서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사업을 펼치고 있던 SK텔레콤과 SK C&C가 최근 사업 영역을 조정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면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SK C&C는 최근 각사가 영위하고 있는 클라우드 MSP 사업이 일부 중복된다는 그룹 내 지적에 따라 사업 영역 조정에 나섰다.

SK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그룹 계열사 신사업과 관련해 ‘각 회사가 같은 내용으로 기획서를 올리는 일이 없게 하라’고 언급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SK C&C 사업 조정이 불가피해진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그룹 총괄 협의체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게 된 최 의장은 최근 전사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모여 현안을 공유하는 정례회의인 전략글로벌회의를 월 1회에서 격주 토요일로 확대한 이른바 ‘토요 사장단 회의’를 24년 만에 부활시키기도 했다.

문제의 MSP 사업은 기업이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할 때 컨설팅부터 구축·유지보수까지 지원하는 사업으로, 최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라 클라우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함께 각광받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MSP 시장은 매년 15%씩 증가해 2026년 12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SK그룹 내에서는 SK텔레콤과 SK C&C가 각각 클라우드 MSP 사업을 전개하고 있었는데, 최근 양사의 사업 범위와 전략이 조금씩 겹치면서 그룹 내에서 조정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통신이 본업인 SK텔레콤과 그룹의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 출발한 SK C&C 모두, 신성장동력으로 클라우드 MSP를 주목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의 경우 모바일엣지컴퓨팅(MEC) 등 통신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AI 기반 클라우드관리플랫폼(CMP) ‘클라우드 레이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MSP 시장에선 자사가 LG CNS, 삼성SDS, SK C&C,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GS네오텍, 메타넷티플랫폼에 이어 8위 사업자인 것으로 자체 평가를 내렸다.

이에 SK텔레콤은 2027년까지 국내 ‘톱3’ 클라우드 MSP가 되겠다는 계획을 공언한 상태다. 김명국 SK텔레콤 클라우드사업담당은 지난해 7월 클라우드 사업 관련 기업설명회에서 “SK텔레콤이 보유한 텔코(Telco) 자산과 AI 역량을 통합 패키지로 제공하는 텔코 MSP 전략을 통해, 5년 이내 사업규모를 5배까지 키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SK C&C도 MSP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긴 마찬가지다. 글로벌 CSP들을 주 벤더사로 하는 멀티 MSP 경쟁력으로 자체 멀티클라우드관리플랫폼(MCMP)인 ‘클라우드 제트 MCMP’ 등을 운영 중이며,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현대화(AM) 기술과 함께 MSP 서비스로 디지털시스템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하지만 SK그룹 차원에선 이처럼 두 계열사가 한 시장을 공략하는 것에 대해 불필요한 중복 투자 가능성과 시장지배력이 분산될 위험 등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비단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AI 등 기술혁신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면서 계열사간 사업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고, 실제 그룹 내에선 강도 높은 사업 재편이 예견되는 분위기다.

다만, 실제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는 두 회사 입장에선 같은 MSP 시장일지라도 서로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네트워크 경쟁력을, SK C&C는 SI 경쟁력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서로 공략처가 다르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자사가 CSP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단순 재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AI로 차별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가 보유한 비전 AI와 언어 AI 등 다양한 AI 기술을 클라우드와 통합해 고객이 원하는 차세대 지능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유무선 네트워크와 MEC 등 다양한 통신 솔루션을 통합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자사의 장점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 C&C 같은 IT서비스 업체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레거시 시스템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고, 이를 토대로 디지털전환 또는 AI 서비스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핵심”이라며 “통신사들은 이런 레거시 구축 경험이 없는 대신 네트워크 경쟁력을 내세우는 것이고, 고객이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관계지 경쟁하는 관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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