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대전 열린다…퓨리오사AI '첫 양산 유력'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용 반도체를 만드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주력이 될 제품 양산과 해외 판촉, 기업공개(IPO) 등을 앞두고 있어서다. 첫 타자로 퓨리오사AI가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관련 행보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22일 퓨리오사AI는 신경망처리장치(NPU) 2세대 칩 '레니게이드(RNGD)' 샘플을 2분기 중 받을 전망이다. 레니게이드는 지난해 하반기 대만 TSMC 양산라인에 투입됐다. 칩이 제조되면 테스트·패키징·보드 실장 과정까지 거치고 난 후 다시 퓨리오사AI에게로 돌아온다. 칩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5월로 예상된다.
레니게이드는 퓨리오사가 자체 개발한 서버용 NPU다. TSMC 5나노미터(㎚) 공정에서 설계됐으며, 국내 기업이 출시한 NPU 중에서는 처음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지원한다. 1세대 워보이와 달리 생성형 AI, 초거대언어모델(LLM) 추론 등 용도로 개발됐다.
현재 서버용 AI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그래픽저장장치(GPU)의 데이터 병렬 처리 성능, 프레임워크 호환 및 개발 플랫폼 '쿠다(CUDA)' 등 막강한 생태계 기반을 갖춘 덕이다. 특히 LLM 등 알고리즘을 통해 학습하는 트레이닝(Training)용 데이터센터에서는 엔비디아 GPU 외 대체제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NPU가 가능성을 보이는 시장은 AI 추론(Inference)용 데이터센터다. 추론 분야는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처리해 학습해야 하는 트레이닝과 달리 서비스·플랫폼 형태로 제공된다. 따라서 전력비가 높고 다양한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GPU 대신 서비스·플랫폼별로 특화된 효율적인 주문형반도체(ASIC)가 유리한 구조다.
양산 칩 수령을 앞둔 퓨리오사AI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레니게이드 칩의 탑재 결과가 사피온·리벨리온·딥엑스 등 국내 NPU 업체들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아직 NPU가 탑재된 사례가 없어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초기 진입자가 거둘 성과에 국내 업계 판도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핵심은 미국 시장이다. 통상 팹리스 업체가 칩 개발-검증 단계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되는 탓에 대형 고객사를 잡아야만 이익을 낼 수 있다. 미국에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빅테크가 밀집한 만큼, 이곳에서의 성과가 곧 실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퓨리오사AI는 하반기부터 클라우드, LLM 등 데이터센터 고객사를 대상으로 레니게이드·레니게이드 맥스 등 칩 포트폴리오 프로모션에 나선다. 그러는 한편 엣지 디바이스용으로 최적화한 '레니게이드S'를 시장에 내놓고, 컴퓨터 비전용으로 탑재된 1세대 칩 워보이를 대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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