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s톡] “이러니 못 올라가지”… 비트컴퓨터, 신용잔고율 8.8% ‘빚투’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빚내서 사는 주식. 의료 소프트웨어(SW) 기업 비트컴퓨터를 지칭하는 말이다. 26일 기준 비트컴퓨터의 신용거래융자(이하 신용잔고)는 전체 주식의 8.85%에 달한다.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 중 4번째로 높다. 비트컴퓨터보다 신용거래잔고 비율이 높은 곳들은 바이오·반도체 기업들이다. SW 업종에서는 비트컴퓨터가 단연 1등인 상황이다.
비트컴퓨터는 1983년 설립한 의료 SW 기업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1호’ 기업으로, 1997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한 지 27년이나 된 1세대 SW 기업이다.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 판매를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비트컴퓨터처럼 업력이 긴 SW 기업에 이토록 신용거래가 활발한 것은 드문 일이다. 국내에서 SW 업종은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로 인식되는 탓에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 되는 일이 드물다.
비트컴퓨터의 주가는 지난 2월부터 급등·락을 반복했다. 1월30일 전일대비 25.9% 오른 뒤 다음날인 31일에는 5.2% 하락했다. 다시 2월1일 12.6%의 상승 이후 4거래일 동안 1.8%, 9.8%, 4.2%, 3.5%씩 하락하며 상승분을 토해냈다.
신용잔고가 늘어난 것도 이 시점이다. 비트컴퓨터의 신용잔고율은 2023년 기준 5%대를 유지했다. 올해 1월31일까지만 하더라도 5%였다. 하지만 2월부터 신용잔고가 크게 늘어나면서 7~9%대를 오가게 됐다. 올해 들어 신용잔고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3월20일 9.1%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하루 거래량 중 신용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지난 25일 기준 비트컴퓨터의 신용거래 비중은 25.8%다. 4명 중 1명은 빚내서 주식을 거래하는 ‘빚투’를 하는 셈이다.
비트컴퓨터에 빚투가 집중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비트컴퓨터의 신용잔고율은 10% 이상으로 치솟았고 이는 2022년 중순까지 이어졌다. 당시 기업 주가는 1만원을 오갔는데, 현 주가 대비 크게 높았다.
비트컴퓨터의 신용거래가 늘어난 배경에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가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이에 반발한 의사단체가 집단행동에 나섰는데, 그 과정에서 정부는 지난 2월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했다.
하지만 비트컴퓨터의 주가는 상승분을 반납해 급등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난 9거래일 동안은 하루도 오르지 못했다. 전일과 같은 가격으로 장을 마감한 2거래일을 빼면 7거래일 내리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비트컴퓨터의 2023년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컴퓨터의 매출액은 2019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1.5%, 4.1%, 3.5%, 4.7%씩 하락했다. 385억원이었던 매출이 334억원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핵심 사업인 EMR 시장에서의 성장 둔화와 부사업인 정보기술(IT) 교육 사업의 축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의원급 의료기관 대다수가 EMR을 도입해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클라우드 EMR을 앞세우는 스타트업들의 약진에 도전받고 있다. 대형 병원 위주의 병원정보시스템(HIS) 사업에서는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현재 사업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비대면 시장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비트컴퓨터가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비트컴퓨터는 작년 9월에야 비대면 진료 플랫폼 ‘바로닥터’를 선보였는데 닥터나우(2020년), 닥터콜(2020년), 나만의닥터(2021년), 굿닥(2022년) 등에 비하면 후발주자다.
EMR과의 연동성을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이런 이점을 계속 살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부는 의료 혁신을 내세우며 비대면 진료와 함께 의료 마이데이터 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각 병·의료원마다 다르게 저장하고 있는 의료 데이터를 보다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 마련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데, 표준화가 이뤄진다면 EMR 연동성은 장점이 아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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