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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SW] 해외에서 돈 번다? IT서비스 기업들 국외매출 면면 보니

권하영 기자

인공지능(AI)이 본격 산업화되면서 ICT 중심 수출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이에 정부와 산업계는 올해 국내 소프트웨어(SW) 해외 진출을 중점과제로 삼았다. 글로벌 SW 시장에서 국내 비중이 1~2%에 불과하단 점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에 해외 진출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디지털데일리는 SW기업 해외 진출 현황과 한계를 짚어보고, 올해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한 사안을 검토·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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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기업의 디지털전환(DX)을 지원하는 IT서비스 기업들이 최근 너나 할 것 없이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현지 기업들의 DX 수요를 충족시킨다기보다는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 특히 그룹 계열사의 해외법인 시스템통합(SI)을 도와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내수에 갇혀 있는 게 현실이다. SK C&C는 지난해 IT서비스 부문 매출이 2조4127억원으로, 그중 수출 비중이 23.4%에 불과하다. 2021년 4.2%, 2022년 7.6%에 비해 그나마 늘었는데, 이는 하드웨어 판매 수출이 확 뛰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하드웨어 판매를 제외한 IT서비스 용역 수출만 따지면 5.1%로 다시 떨어진다.

포스코DX는 지난해 1조4859억원 매출 가운데 6.0%가 수출로 인한 것이었다. 수출 비중은 2021년 6.0%, 2022년 6.2%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3조650억원 매출 중 수출 비중이 27.9%으로, 2021년 25.6%, 2022년 27.1%에서 역시 큰 개선이 없었다. 다만 IT아웃소싱(ITO)과 SI 사업 외에도 차량용 소프트웨어(SW) 사업으로 외연을 넓힌 성과는 있었다.

삼성SDS는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 13조2768억원 가운데 국외매출이 8조4385억원으로 73.6% 수준인데, 이는 IT서비스 매출보다 물류서비스 매출 때문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연간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LG CNS는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17.1%에 그친다. 전년(14.7%)보다 소폭 늘긴 했다.

IT서비스 기업들은 최근 해외 여러 국가에서 프로젝트 수주를 따내는 등 글로벌 확장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의 발전으로 해외 서비스 문턱이 낮아지며 이들 기업의 글로벌 진출이 조금씩이나마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나마 수출 실적이라고 하는 것 대부분이 실제로는 현지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한다기보다는 해외법인을 둔 국내 기업들 특히 그룹사들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필요해진 SI 사업을 수주하는 정도여서 의미가 크다고 하긴 어렵다. 그룹사 의존도가 높은 IT서비스 기업 특성이 해외 사업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SK C&C는 지난해 대표적인 해외 수주가 미국 블루오벌SK 반송·공정 물류 자동화 구축 사업이고, 포스코DX도 포스코퓨처엠을 통한 캐나다 퀘벡 양극재 1단계 SF 통합시스템 구축 사업이 주된 해외 수주로 꼽힌다.

이에 IT서비스 기업들은 그동안 주력해온 ITO와 SI 사업 외에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으로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삼성SDS는 자체 클라우드인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의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싱가포르·브라질 상파울루·중국 베이징 등 4개 지역에 리전을 구축해 총 8개 글로벌 리전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웠고, 클라우드 기반 통합 공급망관리(SCM) 솔루션으로 글로벌 SCM SaaS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LG CNS는 “회사가 더욱 성장하려면 비즈니스 영역 확대를 위해 글로벌 진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현신균 대표의 지적에 따라 생성형AI를 중심으로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미국의 글로벌 기업 하니웰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스마트팩토리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SK C&C도 윤풍영 대표가 “올해는 글로벌에서의 사업 영토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고 밝히며 작년 말 글로벌 사업단을 신설한 데 이어 기업용AI와 디지털팩토리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밖에도 롯데정보통신은 전기자충전 자회사인 이브이시스를 통해 북미·일본·인도네시아 등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을 실시하는 분위기다. 현대오토에버는 글로벌 인력풀을 현재 6000명 수준에서 2027년 8100명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DX부터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까지 모빌리티 SW 솔루션을 해외에 제공할 방침이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SI 회사들이 그나마 해외에 나가 있는 그룹사들이 있으니 수출이 나오는 편이고 기본적으로는 국내 SI 업계 자체가 해외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다만 클라우드나 AI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모습인데, 아직은 초기 단계다보니 유의미한 성과를 말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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