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싱 협력에 IP 생태계 확장까지… ‘전략적 동맹’ 바람 분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엔데믹에 접어든 후 동반 침체에 빠진 게임업계가 올해 ‘전략적 동맹’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국내외 동종 기업 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선 이종 기업과도 맞손을 잡으면서 현지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원스토어, 대만 최대 게임 퍼블리셔와 협업… 아시아 시장 시장 공략 본격화
이달 3월 원스토어는 대만 최대 게임 퍼블리싱 기업 해피툭(HAPPYTUK)과 앱마켓 서비스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해피툭은 대만의 대표적인 게임 퍼블리싱 기업이다. 대만 최대 규모의 게임 전문 포털 '망고T5(mangot5)'를 보유했으며, 대만에서 가장 많은 게임 타이틀을 서비스 중이다.
대만은 중국 본토의 유저까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시장으로 전략적 요충지로 업계의 관심이 높다. 지난 1월 대만에서 열린 ‘타이페이 게임쇼 2024’에서는 펄어비스가 우수상을 수상하고 위메이드가 글로벌 신작을 선보이는 등 국내 기업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당시 행사에서는 게임 서버 플랫폼 등이 단독 부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해피툭은 중국·홍콩·한국·일본·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원스토어와는 대만 앱마켓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 협력을 진행한다.
이번 협력으로 원스토어는 자사 플랫폼과 개발자 생태계를 제공하며, 해피툭은 대만 현지에서 플랫폼 운영과 마케팅 수행, 게임 콘텐츠에 대한 소싱을 상호 제공할 예정이다. 원스토어는 연내에 대만 현지 앱마켓을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원스토어는 최근 유럽 iOS용 앱마켓 개발에 착수하며 유럽 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게임사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부는 공정 경쟁 환경 조성 분위기를 토대로, 올해를 해외사업 확장의 원년으로 삼아 원스토어를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앱마켓으로 성장 시키겠다”라고 밝혔다.
◆인도통 크래프톤,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퍼블리싱 앞장
크래프톤은 지난 2월 데브시스터즈의 인기작 ‘쿠키런’의 인도 퍼블리싱을 돕는다고 밝혔다. 두 게임사가 인도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을 도모한 셈이다.
인구 1위 시장을 보유한 인도는 최근 게임 업계에서 규제 이슈로 부침을 겪고 있는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새로운 먹거리 시장이다. 인도 작년 인구 수는 약 14억명, 게임 인구는 약 4억4400만 명으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시장조사 업체 KPMG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인도 온라인 게임산업은 연평균 성장률 34%를 기록했다. 니코파트너스는 인도 게임 시장 규모가 2027년 16억 달러(한화 약 2조154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인도(BGMI)’로 누적 매출 1300억원, 누적 이용자 1억 명을 돌파하는 등 인도 시장에 연착륙한 게임사다.
크래프톤은 이달 인도 구자라트주 정부와 이스포츠 및 게임 생태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인도에서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구자라트주는 인도 내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 허브 역할을 하며 게임·e스포츠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를 흥행시킨 노하우를 기반으로, 쿠키런의 성공적인 현지 서비스를 이끌고 인도 시장 퍼블리싱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는 크래프톤과의 협력을 통해 신규 시장으로 쿠키런 게임 및 IP의 인지도를 넓히고 해외 매출 기반의 확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쿠키런은 저사양 기기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인도 시장에서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외 다수 게임사도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현지 업체와 협력해 리듬댄스게임 ‘클럽오디션’을 현지에 내놨다. 네오위즈 블록체인 자회사 인텔라X는 작년 2월 인도의 웹3 탈중앙화 조직 인디지지와 '인텔라 X' 생태계 확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메타, 국내 VR 게임사와 협력… 메타퀘스트 콘텐츠 생태계 조성 노력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국내 게임사와의 협력도 눈길을 모은다. 지난 2월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영영자(CEO)는 국내 VR(가상현실) 게임 개발사와 미팅을 추진했다.
저커버그는 당시 스토익엔터테인먼트,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등을 만나 협업을 논의했다. 앞서 두 기업은 메타퀘스트 스토어를 통해 VR 게임을 선보인 바 있다.
저커버그가 이들을 직접 만난 것은, 애플 비전프로 등장에 따라 경쟁이 심화된 XR(확장현실) 콘텐츠 생태계에서의 입지를 공고하게 하기 위함이다. 국내 개발사는 해당 시장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 부재를 해소할 잠재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실제, 메타는 스코넥엔터테인먼트에 XR(확장현실), MR(혼합현실) 게임 개발 투자 비용을 지원하고, 컴투스 VR 게임 전문 개발사와 컴투스로카와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성과에서 나아가 글로벌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해외 기업도 국내 기업과 손을 잡고 한국 시장을 노리는 등 국경을 초월한 협력과 시장 개척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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