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너도나도 ‘무료 배달’에 소비자 미소…배민·요기요·쿠팡 3파전 서막

왕진화 기자
서울 강남구 우아한청년들 자회사 '딜리버리N'에 주차된 배달용 오토바이들. 2023.5.27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우아한청년들 자회사 '딜리버리N'에 주차된 배달용 오토바이들. 2023.5.27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성장이 둔화된 배달업계가 이용자 유치를 위해 무료 배달 카드를 내밀며 출혈을 불사하고 있는 가운데 요기요 역시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전쟁에 참전을 알렸다. 기존 무료 배달을 받을 수 있었던 멤버십 ‘요기패스X’ 금액 할인에만 그친 것이 아닌, 한집배달까지 누구나 배달비 0원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

요기패스X는 멤버십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에서 최소 주문 금액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횟수 제한 없이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요기요 월 정액제다. 쿠팡이츠의 묶음배달 무료 선언에 요기요 역시 요기패스X 금액을 기존 4900원에서 2900원으로 한시적으로 인하했지만, 점유율 방어에 역부족이었다는 판단이 든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 요기요는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전국의 모든 이용자에 확대한다고 5일 밝혔다. 요기요는 배달 지역과 배달 유형에 상관없이 ‘전국 배달비 무료’라는 파격 혜택을 제공한다.

이날부터 ‘요기배달(실속배달/한집배달)’로 최소 주문금액 1만5000원 이상 주문 시 ‘배달비 0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여느 배달앱처럼 묶음 배달만이 무료가 아니다. 한집배달의 경우에도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한집배달은 한 번에 한 건의 주문만 수행해 배달 시간이 짧지만, 상대적으로 배달비가 비싸다. 그럼에도 요기요는 한집배달마저 무료를 선언했다. 배민처럼 배달비 무료 쿠폰을 일일이 다운로드 받을 필요도 없다는 점도 킥이다. 다만 최소주문금액 조건은 배민과 동일하다.

배달비 무료 뿐만 아니라 모든 가게 할인 쿠폰과 프랜차이즈 즉시 할인의 중복 적용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이용할 경우 국내 배달앱 가운데 가장 많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요기패스X 최소 주문금액(1만7000원)을 없애 기존 요기패스X 구독자의 혜택도 강화했다. 월 구독비 2900원으로 요기패스X 대상 모든 가게에서 횟수 제한 없이 ‘배달비 0원’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가게 쿠폰 중복 적용도 가능하다. 기존 구독자와 신규 구독자에겐 4000원의 쿠폰을 지급해 요기패스X 가입자의 혜택을 늘렸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요기요가 이처럼 출혈을 감내하고 무료배달에 뒤늦게 뛰어든 이유는 점유율 때문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Android+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달 쿠팡이츠 앱 사용자가 649만명을 기록하며 요기요(앱 사용자 598만명)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였던 쿠팡이츠는 2019년 6월 출시 이후 처음으로 요기요를 꺾고 배달앱 2위를 차지하게 됐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4월부터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10%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요기요와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갔다. 이어 지난달 26일 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뒤 배달앱 2위로 올라섰다.

한편, 쿠팡이츠 공세에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도 맞불을 놨다. 배민은 지난 1일부터 수도권에서 배민 알뜰배달을 무료 제공 중이다. 알뜰배달이란 라이더가 여러 집에 동시에 배달을 이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민 관계자는 “기간은 정해진 것은 아니며, 지역 확대의 경우 서울·수도권에서 우선 시행 후 효과를 보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때 아닌 배달업체 경쟁에, 엔데믹으로 배달 주문을 줄였던 소비자들은 긍정적으로 배달 주문을 늘리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점유율 및 신규 가입자·이용자가 늘어나는 배달앱들만 좋은 일 아니냐”는 비판의 시각도 나온다. 추후 늘어난 비용 부담을 위해 가게 사장의 수수료율을 높이는 정책이 발생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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