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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SW] 알서포트, SW 불모지에서 수출 성과… 연매출 500억원 돌파

이종현 기자

인공지능(AI)이 본격 산업화되면서 ICT 중심 수출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이에 정부와 산업계는 올해 국내 소프트웨어(SW) 해외 진출을 중점과제로 삼았다. 글로벌 SW 시장에서 국내 비중이 1~2%에 불과하단 점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에 해외 진출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디지털데일리는 SW기업 해외 진출 현황과 한계를 짚어보고, 올해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한 사안을 검토·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알서포트]
[ⓒ알서포트]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계는 오랜 기간 ‘불모지’라는 혹평을 들어왔다. 내수 시장에만 의존해 해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기업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이용이 확산되면서 결실을 맺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원격 제어 및 지원 SW를 공급하는 알서포트가 대표적이다.

알서포트는 2023년 매출액 504억원, 영업이익 79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액 500억원원 고지를 넘었다. 전년대비 성장치는 매출액 3.7%, 영업이익 9.3% 수준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수출 실적이다. 알서포트는 전체의 61.5%인 310억원의 매출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은 결과다.

알서포트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9년 매출액 284억원, 영업이익 58억원에서 2020년 매출액 463억원, 영업이익 18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로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업무 연속성을 위해 원격제어 SW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특히 일본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2019년 162억원이었던 수출은 2020년 311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상승했다. 당시 일본에서 사용되던 경쟁사가 서비스 장애를 겪으면서 수요가 알서포트에 집중됐다.

관건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된 이후에도 매출 호조가 이어질지였는데, 알서포트는 줄곧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이어오며 ‘반짝 성장’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지속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독 기반의 SaaS 판매 비중이 높은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알서포트에 따르면 구축형 SW와 SaaS 매출 비중은 2:8 정도로, SaaS가 높다.

NTT도코모 온라인 고객 응대 시스템에 사용되고 있는 영상상담 리모트콜 제품군 '리모트VS' [ⓒ알서포트]
NTT도코모 온라인 고객 응대 시스템에 사용되고 있는 영상상담 리모트콜 제품군 '리모트VS' [ⓒ알서포트]

두드러지는 것은 주력 제품의 변화다. 당초 알서포트의 주력 제품은 PC‧모바일 등 기기를 원격지에서 지원하는 ‘리모트콜’이었다. 기업 정보기술(IT) 전담조직이 직원의 기기를 원격에서 지원하거나, 일반 고객의 장애를 해결해주는 등의 용도로 활용되는 솔루션으로 2019년 기준 전체 매출의 69.3%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PC를 원격제어할 수 있는 ‘리모트뷰’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면서 리모트콜의 매출 비중은 43.2%로 급감했고 리모트뷰가 48.9%로 비중을 높였다. 이와 같은 흐름은 2021년까지 이어졌는데, 작년은 리모트콜의 매출이 273억으로 전체 매출의 54.2%를 차지했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리모트뷰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원래부터 핵심 캐시카우는 리모트콜이었다”며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 전반에도 리모트콜 제품군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상담사와 대화하다가 신분증이랑 얼굴을 보여달라고 한다든지 할 때 리모트콜이 쓰인다”고 말했다.

비대면 영상상담 및 세일즈용 솔루션인 ‘리모트VS’의 출시도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알서포트의 2대주주인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를 비롯해 일본 공공기관에 리모트VS가 납품됐다.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이 점쳐진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GPT스토어의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 '이미지 제네레이터'로 만들어낸 이미지
GPT스토어의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 '이미지 제네레이터'로 만들어낸 이미지

다만 우상향 중인 리모트콜에 비해 리모트뷰는 2021년 273억원, 2022년 225억원, 2023년 191억원 등으로 판매가 줄고 있는 추세다. 또 화상회의 제품 ‘리모트미팅’, 모바일 화면 녹화 및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모비즌’, 이동식 화상회의 부스 ‘콜라박스’ 등 알서포트가 발굴코자 했던 신사업들도 부진하다.

특히 리모트미팅의 부진이 뼈아프다. 코로나19 대유행 초창기 자사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된 현재는 화상회의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줄었다.

해외 성과에 비해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알서포트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종가 3700원에서 1월25일 5730원으로 급등했다. 일부 상승분을 반납해 2월 내내 4000원대를 유지했으나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어 4월15일 종가 3555원을 기록했다. 새해 들어 가장 낮은 종가다. 시가총액은 1893억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26배가량이다.

주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알서포트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주가 1만원을 넘었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매년 주주배당을 실시하고 있지만 주가 부양에는 실패했다. 올해는 1주당 10원으로 총액 5억여원을 배당했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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