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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 강조했던 KT, 자체 발굴작 '이한신'은 tvN으로

채성오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KT가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지만, 일부 자체 발굴작은 외부 채널에 유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징성을 띤 자체 발굴작품을 내부 밸류체인 대신 외부 파트너십 확대에 활용하는 모습이다.

◆밸류체인 강조하더니…발굴작은 외부 판매

29일 KT는 스카이라이프티브이(skyTV), KT스튜디오지니와 'KT그룹 미디어데이'를 열고 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성과 및 사업 전략을 알렸다.

가석방심사관 이한신 제작사 홈페이지에 기재된 작품 정보. [ⓒ 코탑미디어 홈페이지 갈무리]
가석방심사관 이한신 제작사 홈페이지에 기재된 작품 정보. [ⓒ 코탑미디어 홈페이지 갈무리]


이날 KT스튜디오지니는 자체 기획한 오리지널 IP를 드라마화하는 첫 번째 사례로 '가석방심사관 이한신(이하 이한신)'을 소개하며 tvN에 편성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한신은 지난 2022년 구현모 전 대표 체제에서 진행한 '제1회 KT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치형 작가의 작품을 영상화한 것이다. 복수를 위해 가석방심사관이 된 이한신이 정의를 집행한다는 내용으로 배우 고수, 권유리, 백지원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당시 KT스튜디오지니는 "가석방심사관이라는 새 소재가 주는 신선함,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 흥미진진한 사건 해결방식 등 흡입력 있는 대본으로 영상화 가능성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도 "원천 IP 발굴 및 육성을 위해 KT 미디어·콘텐츠 그룹사가 함께 협업한 1회 공모전이 성공적으로 첫 발을 내디딘 만큼 IP들이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그룹사'를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한신이 KT 미디어·콘텐츠 그룹사의 공동 노력으로 발굴한 자체 IP인 만큼, 내부 채널인 ENA나 지니 TV로 유통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2022년 10월 당시 KT그룹은 공모전 대상 수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KT 미디어 밸류체인 내 그룹사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스토리위즈와 함께 기획했다"는 정보를 강조했지만, 추후 외부 채널 계약 및 판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기도 했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 29일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를 통해 콘텐츠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KT]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 29일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를 통해 콘텐츠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KT]


여기에 KT 그룹사의 콘텐츠 밸류체인 전략도 이한신의 내부 채널 편성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앞서 지난 2022년 '구필수는 없다'를 시작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콘텐츠 밸류체인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킨 KT스튜디오지니는 이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사장님이 될 수 있을까 ▲딜리버리맨 ▲종이달 ▲보라! 데보라 ▲마당이 있는 집 ▲행복배틀 ▲유괴의 날 ▲신병 시즌2 ▲모래에도 꽃이 핀다 ▲야한사진관 등 주요 콘텐츠를 모두 ENA에 편성해왔다.

이런 'KT스튜디오지니 기획 및 제작-지니TV 오리지널-ENA TV채널 편성'이라는 KT그룹의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 전략과 달리 자체 발굴작인 이한신은 끝내 tvN에 편성됐다.

◆스튜디오지니 "이한신, CJ ENM 파트너십 확장 차원"

이는 자체 기획·제작 오리지널 IP를 강조해온 KT그룹의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 전략과 다소 배치되는 결과다. 자체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대상 수상작을 타 채널에 편성한다는 것은 IP 발굴·유통을 일원화하는 콘텐츠업계에서도 보기 힘든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진행한 제2회 KT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 [ⓒ KT]
지난해 진행한 제2회 KT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 [ⓒ KT]


오리지널리티 상징성을 지닌 1회 공모전 수상작이 타 채널에 유통되는 만큼, 이후 공모전 수상작도 외부 채널 판매에 활용될 수 있다. 이날 KT가 12개 그룹사를 통한 밸류체인을 통해 거둔 시너지 효과를 소개하며 '외부 파트너십 강화'보다 '콘텐츠 밸류체인 선순환 구조'를 더 비중있게 다뤘던 터라, 이한신의 외부 채널 유통은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KT스튜디오지니는 이한신 편성이 자체 IP를 기반으로 한 외부 파트너십 확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한신의 경우, 파트너십 확장을 위해 CJ ENM과 협업한 첫 번째 사례라고 KT스튜디오지니는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의 지분 9.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와 관련, KT스튜디오지니 관계자는 "이한신은 KT스튜디오지니 오리지널 작품의 공급채널을 늘리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채널 편성이 tvN이다보니 ENA 채널에 공급되지 않지만, 지니TV 안에서 제휴상품을 통해 미리 만나보는 수준의 마케팅은 하던 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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