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창간기획]③ ‘백 투 더 베이직’… 결국 게임이 경쟁력
팬데믹 이후 한국 기업들은 고환율, 경기 불황, 국제 정세 불안 등 다양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디지털 전환, 특히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9주년 대기획을 통해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의 발전이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고,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다양한 산업별 사례를 통해 AI가 기업 혁신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팬데믹 당시 이례적 호황에 힘입어 각종 신사업에 집중했던 국내 게임업계가 올해 본연의 경쟁력인 ‘게임’으로 위기 극복 돌파구를 찾는다.
특히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기반한 신작을 개발, 글로벌 이용자 등 신규 고객을 품에 안는다는 방침이다. 퍼블리싱과 M&A(인수합병)를 통한 외부 IP(지식재산) 확보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동시에 개발 혁신도 꾀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게임 유행에 기민하게 대응하고자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 과정에 적극 도입, 흥행 확률을 높인다는 심산이다.
3N(넥슨·넷마블·엔씨)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는 올해 벼린 신작을 출시한다. 이들의 맏형이자 지난해 다양한 자체 IP 게임을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넥슨은, 올해도 강력한 IP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매출 4조원 달성을 조준하고 있다.
넥슨은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디센던트’를 오는 여름 PC와 플레이스테이션(PS), 엑스박스(Xbox) 등에 출시한다. 대표 IP ‘마비노기’ 감성을 재해석한 ‘마비노기모바일’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외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기반한 PC·콘솔 싱글 플레이 게임 ‘퍼스트버서커: 카잔’, 3인칭 탈출 슈팅게임 ‘아크레이더스’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스달연대기: 세 개의세력’,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 등 신작으로 반등 모멘텀을 확보한 넷마블은 신작 5종을 추가로 출시하며 성장 동력을 더하겠단 심산이다. 28일 ‘레이븐2’를 출시하는 데 이어 하반기에도 ‘일곱개의대죄키우기’ 등 다채로운 IP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도 신규 IP 발굴 작업에 몰두 중이다. 연내 ‘배틀크러쉬’와 ‘프로젝트BSS’ 등 장르와 플랫폼을 다변화한 작품을 내놓는다. 주력 장르인 MMORPG에 타 장르를 결합하는 시도도 지속한다. 관련해 ‘아이온2’와 ‘LLL’를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도 신작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크래프톤은 던전 크롤러 게임 ‘다크앤다커모바일’과 PC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연내 출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다. 카카오게임즈는 액션 RPG ‘가디스오더’, 서브컬쳐 육성 시뮬레이션 ‘프로젝트C’, 아이돌 육성 게임 ‘SM GAME STATION(가제)’ 등 신작을 연내 선보인다.
이외 스마일게이트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로스트아크모바일’을 담금질 중이다. 펄어비스는 콘솔 기대작 ‘붉은사막’을 내년 출시한다. 컴투스는 일본 프로야구 라이선스 기반 야구 게임을 개발해 일본 시장을 넘본다. 라인게임즈는 5종 이상의 신작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외부에서 IP를 수혈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지분 투자 등의 방법으로 질 좋은 IP를 선점하는 중이다. 상반기만 해도 넥슨과 카카오게임즈, 웹젠이 국내외 게임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거나 퍼블리싱 계약을 맺는 등 협업에 나섰다.
나아가 좋은 IP를 낳는 스타 개발자 모시기 경쟁도 뜨겁다. ‘P의거짓’ 흥행으로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넓힌 네오위즈는 ‘베리드스타즈’를 개발한 진승호 디렉터와 ’마비노기영웅전‘ 개발자 이상균 디렉터를 전격 영입하며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컴투스는 ‘데이브더다이버’ 개발 등을 총괄한 김대훤 전 넥슨 부사장이 설립한 에이버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신작에 대한 IP 계약을 체결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고착화된 산업 파이를 넓히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엔씨는 자체 생성AI 툴인 ‘바르코 스튜디오’를 전 직원에 보급해 게임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은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개인화 된 서비스를 제공, 이용자 만족도와 매출 성과를 높이려 애쓰고 있다. 크래프톤은 AI 기반 게임을 제작하고, 보다 지능적인 NPC(논플레이어블캐릭터)를 생성해 색다른 게임 재미를 주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아성에 젖어 정체된 동안 중국 게임에 시장을 내주는 등 국내 게임산업이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게임산업은 신작 흥행에 따른 등락이 심한 구조다.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고 흥행작 발굴에 몰두한다면 얼마든지 재도약할 수 있다. AI 시대 흐름에도 잘 적응한다면 성장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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