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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 열쇠는 IP… 게임업계, 외부 투자로 반전 노린다

문대찬 기자
컴투스가 퍼블리싱하는 '스타시드: 아스니아트리거'. [ⓒ컴투스]
컴투스가 퍼블리싱하는 '스타시드: 아스니아트리거'. [ⓒ컴투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보릿고개를 나는 게임업계가 퍼블리싱을 차기 생존 전략 중 하나로 점찍었다. 성장 한계에 봉착하면서 지식재산(IP)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은 자체 개발작을 준비하는 한편, 유망 개발사 및 IP 대한 선제 투자에 나서며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인수합병(M&A) 추진 등 보다 공격적인 움직임도 관측된다.

모바일 게임 명가 컴투스는 연내 퍼블리싱 신작 3종을 잇달아 선보인다. 이들은 예부터 게임 라인업 상당수를 자체 개발작으로 구성했는데, 올해부터는 외부 개발사 작품을 퍼블리싱해 세계 시장에서 보폭을 넓힐 계획을 갖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달 28일 서브컬처 게임 ‘스타시드: 아스니아트리거’를 출시했다. 모히또게임즈가 개발한 이 게임은 메인 캐릭터인 AI(인공지능) 소녀를 실사 비율로 제작해 차별화에 나섰다. 미소녀와 SNS로 소통하는 ‘인스타시드’ 등 개성 있는 콘텐츠로도 눈길을 끌었다.

이외 컴투스는 상반기 내 폴란드 개발사 11비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프로스트펑크: 비욘드더아이스’와 그램퍼스가 개발 중인 ‘BTS 쿠킹온: 타이니탄레스토랑’도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테일즈가 개발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더스타라이트’도 내년 출격 예정이다.

컴투스는 지난 2월 김대훤 전 넥슨 부사장이 설립한 신생 개발사 에이버튼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개발 중인 MMORPG 신작의 퍼블리싱 판권도 확보했다.

웹젠이 50억원 규모 재무적 투자를 단행한 파나나스튜디오 [ⓒ파나나스튜디오]
웹젠이 50억원 규모 재무적 투자를 단행한 파나나스튜디오 [ⓒ파나나스튜디오]

‘뮤’ IP 의존도가 높았던 웹젠도 최근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자체 신작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퍼블리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웹젠은 올 1분기에만 총 350억 원 규모의 유망 개발사 투자를 진행했다. 1월 ‘개발사 하운드13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신작에 대한 퍼블리싱 우선 협상권을 확보했다. 아울러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프로젝트D(가칭 드레곤소드)’의 국내외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신생 개발사 ‘파나나스튜디오’에 50억 원 규모의 재무적 투자와 함께 개발 중인 턴제 RPG ‘프로젝트세일러’의 퍼블리싱 우선 협상권도 확보했다.

웹젠은 두 건의 선제 투자 외에도 현재 복수의 국내외 게임 개발사들과 계약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체결되는 대로 투자 내용과 퍼블리싱 게임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이브의 게임 전문 자회사 하이브IM도 퍼블리싱 전략에 집중해 종합 게임사로의 도약을 그리고 있다. 지난 2일 플린트가 개발한 신작 ‘별이되어라2: 베다의기사들’ 서비스를 시작한 이들은, 하반기엔 액션스퀘어의 던전 크롤러 게임 ‘던전스퀘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브IM은 앞서 액션스퀘어와 던전스퀘어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는 한편, 2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퍼블리싱 게임탭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해엔 개발사 아쿠아트리에 3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내정자가 3월20일 미디어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내정자가 3월20일 미디어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인수합병(M&A) 등 보다 공격적인 방식으로 경쟁력 높은 IP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도 관측된다. M&A 전문가 박병무 대표를 공동 대표로 내세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대표 사례다.

엔씨는 작년 글로벌 게임사 350곳을 대상으로 M&A를 타진해 왔다. 최근에는 김택진 공동 대표 중심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잠재성 높은 게임사 발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게임사의 퍼블리싱 행보가 활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반 침체에 빠진 게임업계는 올해 각종 신사업을 뒤로 하고, 본연의 경쟁력인 게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앞다퉈 드러냈다. 퍼블리싱은 상대적으로 자체 개발보다 쉽게 경쟁력 높은 IP를 확보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을 타깃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퍼블리싱은 리스크가 크지 않아 안정적이다. 하지만 수익을 나눠 가지는 구조라 그만큼 크게 흥행하지 못하면 매출 확보가 어렵다”면서 “자체 개발작 출시 전까지 회사 동력을 유지할 일종의 가교 게임을 찾는 작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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