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신제품만큼 각광받는 리퍼폰…삼성, 판 더 키우나 [DD전자]

옥송이 기자

삼성전자는 미국, 영국 등에서 리퍼폰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미국 법인의 리퍼폰 소개 영상 갈무리.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미국, 영국 등에서 리퍼폰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미국 법인의 리퍼폰 소개 영상 갈무리.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이른바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면서 리퍼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에 이어 국내에도 관련 사업을 도입해 리퍼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리퍼폰 시장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스마트폰 시장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신규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2021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리퍼폰은 초기 불량품이나 환불 제품 등을 수리해 재판매하는 상품을 일컫는다. 제조사의 신품과 비견될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지만 가격은 30-50%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 침체와 늘어난 스마트폰 교체 주기, 나날이 상승하는 플래그십 제품 가격 등으로 인해 저렴한 리퍼폰 수요가 상승했다.

해당 조사업체는 리퍼폰 수요 증가에 따라 리퍼폰 전문 업체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1년 이상의 무상 수리 보증 등을 제공해 리퍼폰에 대한 신뢰도까지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높은 가격으로 인해 플래그십을 선뜻 소비하지 못했던 신흥국을 비롯해 주요 스마트폰 소비 국가 위주로 리퍼폰 시장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로는 애플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고, 삼성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까지 미국,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리퍼폰을 제공해왔는데, 국내에서도 해당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시장규모는 2021년 682만대에서 2022년 708만대로 늘었고, 지난해 상반기에만 387만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리퍼폰 사업의 가능성을 엿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리퍼폰의 가격을 살피면, 갤럭시 S23 울트라의 정가는 1199달러(약163만원)지만, 리퍼폰은 이보다 약 300달러(40만원) 저렴한 919달러(약125만원)다. 갤럭시 S23 플러스 리퍼폰 역시 정가 대비 230달러(약31만원) 저렴한 769달러(약 104만원)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리퍼폰에서 강조하는 것은 철저한 인증과 품질 테스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전문가들이 제품의 내외부를 점검한 뒤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한다. 이때 스마트폰의 주민등록번호라 할 수 있는 IMEI 번호를 새로 부여하고, 최신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또한, 147개의 품질 체크 테스트를 거친 뒤 삼성 인증 리뉴얼 스마트폰으로 시장에 내놓는다. 해당 제품은 1년 보증 서비스를 지원받게 되는 식이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삼성이 직접 국내 리퍼폰 사업에 진출하면서 리퍼폰에 대한 직접 품질 인증 및 가격 관리를 시작하면, 중고 스마트폰 가격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갤럭시 리퍼폰의 가치 상승은 기존 아이폰 대비 중고 가격이 하락했던 부분을 완화해 신규 갤럭시 제품의 가치 증대와 신제품 판매량 상승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삼성은 이번에 국내 리퍼폰 시장을 시험 케이스 삼은 후 미국, 영국, 프랑스에 불과한 리퍼폰 서비스를 점차 다른 지역으로 넓혀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리퍼 휴대폰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505억달러에서 2033년 172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