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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M&A 안개속이지만… 걱정없는 '잠재 매물' 보험사들 [DD인사이트]

권유승 기자
ⓒBNP파리바카디프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이 조명을 받으면서 일명 '잠재 매물'로 여겨지는 보험사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보험사 매물이 장기간 표류하며 매각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량 매물로 여겨지고 있는 잠재 매물 보험사들은 편안한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급할 것이 없는 매도 우위자 위치에서 굵직한 원매자들에게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ABL생명, KDB생명 등이 매물로 나왔으며, 동양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각각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활발하게 인수전을 펼치고 있는 곳은 롯데손보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롯데손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보험업계 M&A 시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바 있다. 다만 "오버페이는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는 우리금융이 생각 중인 인수가와, 시장에서 언급되는 매각가의 괴리가 클 것으로 예상 돼 이번 인수전이 제대로 마무리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MG손보도 매각 작업에 한창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번째 MG손보의 공개 매각에 돌입했다. 현재 MG손보에는 두 곳의 사모펀드사(PEF)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선 MG손보의 저조한 자본건전성 등으로 매각이 쉽게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여전히 나온다.

ABL생명도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ABL생명은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했는데, 당시 가격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올해에도 실제 매각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KDB생명은 10년째 매물로 표류중이다.

KDB산업은행은 KDB생명을 매각을 잠정 중단하고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KDB생명을 매물로 바라보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KDB산업은행은 KDB생명을 밸류업 한 후 다시 매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흥행 기대감 커지는 '잠재 매물' 보험사들

반면 안갯속에 빠져있는 보험사 매물들과는 달리,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동양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에 대해선 흥행을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선 동양생명은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차례차례 해외 자산을 매각하고 있음에 따라 향후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자회사인 ABL생명이 매각이 될 경우 동양생명도 본격적으로 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양생명은 알짜 매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해 자산규모 33조원으로 생명보험업계 7위에 자리하고 있는 동양생명은 보장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재무적인 안전성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04.7% 증가한 2579억원을 기록했으며, 자본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 비율은 지난 3월말 기준 173.0%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상회하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금융지주들이 결국 동양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예행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중이다.

이런 부분에서 외국계 보험사인 BNP파리바카디프생명도 흥행성이 높은 잠재 매물로 꼽히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프랑스에 본사 BNP파리바 그룹의 한국 철수설이 돌면서 그에 따른 매각에 대한 이야기도 불거졌다. 다만 공식적인 매물로 나오지는 않았음에도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인수를 위해 접촉하는 PEF 등이 상당수 있었으며, 앞서 BNK금융지주 역시 PEF와 손잡고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에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이 회사의 양호한 재무건전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그동안 단기적인 체력을 내보이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깨끗한 재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러한 부분에서 여러 PEF 등도 그동안 BNP파리바카디프생명에 관심을 갖고 접촉을 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과거 RBC제도 하의 지급여력비율을 최상위권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2022년 말 RBC비율은 499%로 당시 전체 생보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 중 하나로, 현재는 '킥스' 체제로 변경됐다.

특히 모기업인 BNP파리바그룹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투자금융 부문 등의 고정 수입으로 순익을 내며 살아남은 곳으로 유명한데,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역시 평소 이 같은 탄탄한 리스크관리 역량의 영향을 상당 부분 받아왔다는 후문이다.

한편 보험시장에서 M&A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관련 업체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도 뒤숭숭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간혹 실제 매물로 나오지 않았더라도 M&A 소식이 들리면 해당 회사의 생존을 걱정하는 직원들도 생기기 마련"이라며 "다만 또 다른 굵직한 곳에 매각이 될 경우 오히려 직원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 본질 가치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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