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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운수 오진 날'에도 쓰인 '이것'…시공간 한계 넘는 버추얼 프로덕션

백지영 기자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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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배우 유연석 주연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운수 오진 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버추얼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가상 제작)' 기술이 활용됐다는 점이다.

CJ ENM가 드라마 제작에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본격 활용하고 있다.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활용해 드라마 제작의 효율성과 완성도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22일 CJ ENM에 따르면, 2022년 개관 이후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이하 VP 스테이지)에서 드라마·예능·광고·M/V 총 50여 작품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CJ ENM의 VP스테이지는 360도 벽면과 천장을 둘러싼 지름 20m, 높이 7.3m이상의 초고해상도 LED 화면에 가상 환경을 구현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해상도 역시 32K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참고로 미국 라스베가스 명물 스피어(Sphere)의 해상도가 16K다.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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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은 VP스테이지를 활용한 대표작 중 하나다. 주인공 '홍해인'으로 분한 김지원 배우가 난치병으로 환시를 보며 헤매는 이국적인 풍취의 '자작나무 숲'이 구현된 공간이 바로 VP스테이지다.

초대형 LED 속에는 자작나무 특유의 새하얀 줄기와 눈 내리는 절경이 펼쳐지고, 바닥에는 소복하게 쌓인 눈 밭이 꾸며진다. 배우의 연기와 후반 CG작업이 곁들여지면 완벽한 ‘눈 내리는 자작나무 숲’이 완성된다.

CJ ENM 관계자는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활용하면 겨울이라는 계절적 한계, 자작나무가 울창한 숲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며 "특히 LED 스크린에 실제처럼 구현된 공간에서 모든 스텝과 배우들이 리얼타임으로 같은 장면을 공유할 수 있어 현장감 넘치는 촬영과 몰입감 넘치는 연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촬영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드라이브 장면도 VP스테이지에서 찍는다면 효율성이 높아진다. '눈물의 여왕' 드라이브 장면을 비롯, 지난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운수 오진 날'의 주행 장면 다수도 VP스테이지에서 촬영됐다.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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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착석한 자동차 뒤로 물 흐르듯 LED 배경만 바꾸면 낮·밤 상관없이 서울부터 지방의 소도시까지 전국을 누빌 수 있다. 특히 도로 통제로 발생하는 번거로움이나 안전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장소 섭외 여부나 및 기상 상황 등의 제약 없이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명확하다.

'운수 오진 날'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 제작진은 "VP스테이지를 이용할 경우 차를 세워두고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촬영 장비를 활용할 수 있어 인물들의 감정이나 상황을 다각도에서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다"며 "외부 변수로 인한 지연도 해결할 수 있어 실제 촬영 시간을 약 20~30%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로이터통신도 CJ ENM의 VP 기술력에 주목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설원이나 도로 등 로케이션 촬영에 한계가 있는 장면을 VP스테이지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한 자작나무 숲처럼, AI 기술이 접목된 VP스테이지는 사람이 그려내지 못하는 세세한 배경까지 빠른 시간에 만들어 낼 수 있어 촬영 효율성과 작품 완성도를 동시에 극대화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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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은 VP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022년 개관 당시 연간 약 12편이 VP스테이지에서 촬영된 반면, 올 들어 단 3개월 만에 10여 편의 작품이 VP스테이지를 찾았다. 현재까지 약 50여 작품이 VP스테이지에서 촬영됐다. 작품의 완성도는 유지한 채 제작 효율성은 극대화할 수 있어 VP 스테이지 촬영 가능 여부를 묻는 제작진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안희수 CJ ENM 버추얼프로덕션 담당 프로듀서는 "CJ ENM은 할리우드 수준의 VP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 경험을 구축하고 있다"며 "제작 환경을 개선하고 작품의 완성도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VP 기술은 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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