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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늦장 대응에 이제야…" 삼성생명 설계사 노조, 내달 11일 본격 첫 교섭 돌입

권유승 기자
삼성생명 강남 본사 석판. ⓒ삼성생명
삼성생명 강남 본사 석판. ⓒ삼성생명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67년만에 탄생한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이 출범 후 본격적인 첫 교섭에 돌입한다.

31일 삼성생명 노조에 따르면 삼성생명 노조 설계사지부는 내달 11일 본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29일 단체교섭 방법, 절차 등에 관한 기초협약을 마무리하고 본교섭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단체교섭 절차는 크게 상견례, 예비교섭, 본교섭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마지막 절차인 본교섭은 본격적인 단계의 정식 교섭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생명 노조 설계사 지부는 작년 7월 첫발을 땠다.

현재 '1노조'와 '2노조',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 삼성생명의 복수 노조 중 2노조에 속한 설계사 지부로 출범하며 영업조직의 노동조건과 권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생명 노조 설계사지부 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명실상부 부동의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설계사 노조에 있어 타사보다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생명 노조 관계자는 "출범 이후 회사는 대형로펌을 앞세워 '설계사는 회사의 종속된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노조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며 "지난해 말 노동위에서 설계사지부 분리교섭이 인용돼 교섭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시작된 단체교섭은 회사의 지루한 소모전략으로 인해 6차례 만남 끝에 지난 29일에서야 기초협약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 노조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또 다른 삼성그룹 보험 계열사인 삼성화재는 2021년 3월 설계사 지부를 설립하고 최근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며, 한화생명과 KB라이프 역시 설계사 노조를 출범하고 활동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달에는 우체국 설계사 노조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노조활동에 과도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삼성생명 노조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각 사업장에서 설계사 지부의 노조 홍보물조차도 배포하지 못하게 하고 심지어 배포된 홍보물을 수거해가는 등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계사들의 GA 및 타사이탈이 심한 삼성생명은 노조를 통한 2만3000여명의 설계사들의 불만과 요구사항들을 수렴해 회사에 공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더욱 절실한 상황에서 삼성생명 설계사지부 노조에 대한 단체협상 등의 향후 대응방향이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KB라이프생명의 자회사형 GA인 KB라이프파트너스 노조는 지난 29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보험설계사 조직이 최초로 파업에 나선 사례로, KB라이프파트너스는 판매 거부 등 영업활동에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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