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비싼 HBM 추가없이 AI SSD 선택"…삼성·SK도 찾는 파이슨 ‘부상’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국내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이 찾는 대만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작은 부스가 발 디딜틈 없이 북적거려 들어가기도 어렵다.
대만 SSD 컨트롤러 기업인 파이슨의 얘기다. SSD 컨트롤러는 대기업들이 자체 설계하는 경우가 많아 서드파티 기업이 적다. 하지만 파이슨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낸드 생산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컴퓨텍스 기간 내 AI SSD 솔루션을 전시해 높은 주목도를 보였다.
6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4에서 파이슨 부스를 직접 찾았다. 파이슨은 5명의 창업자가 모여 지난 2000년 설립된 NAND 플래시 컨트롤러 IC 및 스토리지 솔루션 기업이다. 기업명도 5명이 모여 창립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컨트롤러 설계, 시스템 통합, IP 라이센스부터 전체 턴키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SSD(PCIe/SATA/PATA), eMMC, UFS, SD 및 USB 인터페이스 전반의 애플리케이션을 포괄하고 소비자, 산업 및 기업 시장에 접근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부분 SSD 컨트롤러는 자체적으로 설계한다. 업계에 따르면 약 60%가 자체적으로 소화한다. 나머지 40%를 파이슨과 실리콘 모션이 20% 가량을 각각 점유하고 있다.
파이슨 부스에서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곳은 입구에 마련된 ‘aiDAPTIV+’ 솔루션이다. 파이슨 고유의 SSD 브랜드인 파스카리(Pascari) 브랜드 중 AI가 접목된 제품군이다. 일명 ‘AI SSD’다. 무엇보다 비싼 비용을 치뤄야 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보완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준다.
파이슨 현장 관계자는 “LLM 등을 구동시키기 위해 데스크톱 내 외장 GPU를 설치해야 한다. 이 외장 GPU 내에 대략 7~8개의 HBM 메모리가 내장돼 있다. 만약 더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한다면 외장 GPU를 추가 설치해야 하는데, 그만큼의 자원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고, 좀 더 오랜 시간을 견딜 수도 있고, 또 비용 효율성을 계산해야 할 수도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파스카리 aiDAPTIV+ SSD’가 선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스카리 aiDAPTIV+ SSD는 파이슨의 장점인 SSD 컨트롤러 기술과 소프트웨어 역량이 결합된 솔루션이다. HBM 메모리가 탑재된 외장 GPU보다는 성능이 떨어질 수는 있으나 일정 수준으로 SSD 자체 내에서 AI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말 그대로 보완재인 셈이다. 외장 GPU를 추가하지 않고 SSD 측면에서 가속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AI 개발자나 PC 사용자의 경우 또 다른 비용 효율적인 선택지가 추가된다.
파이슨은 이미 애즈락, 어드밴테크, 기가바이트 등과 협업해 이에 대응하는 메인보드 협력을 진행 중이다. 해당 SSD를 구매하면 소프트웨어도 무료로 따라온다. SSD의 낸드 플래시의 경우 키옥시아와 마이크론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파스카리 SSD는 서버 및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용으로도 설계됐다. 고성능 X 시리즈, 부트 드라이브 B 시리즈, 데이터센터 D 시리즈, SATA S 시리즈 등이다. 이 중 고성능 X 시리즈의 경우 전량 SK하이닉스 낸드 플래시를 내장하고 있다. 파이슨은 SK하이닉스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설명이다.
PCIe 5.0에 해당되는 제품군도 배치됐다. 'PCIe 5.0 DRAM-Less E31T SSD 스토리지 솔루션’은 말 그대로 D램이 빠져 있는 모델이다. D램이 빠지면서 속도는 떨어질 수 있지만 발열 측면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최대 10GB/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발열에 제한이 덜한 데스크톱이 아닌 노트북을 겨냥한 모델이다. 데스크톱은 플래그십 PCIe 5.0 E26 SSD가 해당된다. 속도는 최대 14GB/s까지 낼 수 있다. 이 제품군 역시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낸드가 접목됐다.
파이슨은 세계 최초 네이티브 USB 4.0 단일 칩 컨트롤러 U21도 소개했다. 무려 40GB/s 속도를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대 20GB/s 속도를 낼 수 있는데, 이보다 2배 더 빠른 속도다.
이를 기반으로 파이슨은 휴대용 SSD 판매에 나선다. ‘패스터(Fastor)’로 명명된 이 제품은 4TB 모델로 마그네틱 탈착을 지원한다. 아이폰 후면에도 ‘착’하고 붙는다. 키옥시아와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를 활용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40GB/s 속도를 낼 수 있는 SSD는 우리가 유일하다”라며, “관련해 삼성전자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파이슨은 침수 냉각 환경을 위한 파스카리 엔터프라이즈 SSD 솔루션도 선보였다. 고성능 및 저온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X200 및 D200 SSD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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