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랜선인싸] “K-숏 드라마 선두주자 꿈꿔요”…영상에 진심인 이 남자, ‘영찍남’

이나연 기자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 틱톡]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영상, 또는 영화를 찍는 남자 ‘영찍남(이대건·29)’은 닉네임처럼 영상·영화 전문 크리에이터이자 뮤직비디오 감독이다. 주로 글로벌 숏폼 플랫폼인 틱톡(TikTok)에 직접 촬영 및 제작한 짧은 영화를 시리즈로 올리고 있다.

핸드폰으로 찍어 현장감 넘치는 연출이 돋보이는 ‘좀비서울’, ‘야간병동’, ‘야간학교’ 등 호러 테마의 영화 시리즈가 그의 대표작이다. 이들 콘텐츠의 평균 조회수는 2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그 외에도 뮤직비디오, 기업 바이럴 등을 비롯해 국내외 지방자치단체와 관광청 등과 다양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월엔 삼성전자와 협업해 ‘영찍남’ 채널의 핵심 콘텐츠인 ‘영상 찍어드릴까요?’ 형식으로 ‘갤럭시 상담소’ 캠페인 광고 영상을 작업하기도 했다.

“틱톡을 시작한 후 저 스스로 영상을 기획해 무엇보다 재미있고, 제작에 대한 피로도가 적어졌습니다. 외부적으로도 저를 응원해 주는 팬들이 생기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됐죠. 크리에이터에 가장 필요한 ‘실행력’과 ‘꾸준함’을 갖추기 위해선 꼭 ‘즐거움’이 따라야 합니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 본인이 즐겁지 않다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거든요. 함께 즐겁게 콘텐츠를 만들어 봐요.”

짧은 영화 시리즈 ‘엘리베이터’ 일부 장면 [ⓒ 틱톡]

다음은 영찍남과의 일문일답.

Q. 틱톡에 주로 짧은 영화 시리즈를 올리고 있는데, 원래부터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았나요?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서 영상 제작 일을 해오면서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따른 단순한 영상 제작이 대부분이라 피로도가 높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에 틱톡 채널을 열었죠. 우연히 일본, 프랑스 등에서 짧은 영화를 시리즈로 올리는 틱톡 채널들을 시청했고, 그런 콘텐츠가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는 영화를 제작해 본 적은 없지만, 영상 제작자로서 언젠가 단편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틱톡에서 이걸 시작해 보자고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죠.

Q. 대표 콘텐츠는 ‘좀비서울’, ‘야간병동’, ‘야간학교’ 등 평균 조회수가 200만 회 이상인 호러 테마의 영화 시리즈죠. 하필 호러 테마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영찍남 채널에서 올리는 짧은 영화 대부분이 호러와 스릴러 장르인 이유는 시청자들이 뒷 내용과 장면을 궁금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이 장르는 제가 숏폼 콘텐츠에서 중시하는 ‘첫 장면(0초~5초)에서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면과 대사’를 만들기가 쉬웠습니다. 이런 단순한 이유로 호러 중심 영화를 제작하게 됐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호러 테마가 아닌 더 넓은 장르를 다루고 싶어져 ‘영찍남’ 채널의 기존 짧은 영화와는 테마와 영상문법이 다른 새로운 숏폼 드라마 채널을 시작하려 준비 중입니다.

Q. 현장감 넘치는 영상을 위해 핸드폰 촬영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는 이미 영상 제작 일을 하고 있어 비교적 좋은 카메라와 장비들이 있지만,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영상 찍어드릴까요?’의 첫 장면이나, 짧은 영화는 항상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습니다. 시네마틱한 화질보다 생생하고, 모두가 가진 스마트폰의 화질과 구도가 주는 현장감이 시청자들에게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해서죠. 또한 스마트폰 세로형으로 제작하는 이유는 대부분 시청자가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세로 화면 비율로 제작할 때, 가로형 영상보다 촬영 시 배경 세팅이 용이하고, 인물에게 포커싱돼 영상에 나오는 인물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화면비율입니다.

‘영상 찍어드릴까요?’ 콘텐츠 일부 장면 [ⓒ 틱톡]

Q. 알파사이츠에서 숏폼 콘텐츠 전문가로 컨설팅도 진행하는 걸로 압니다. 컨설팅에 있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처음 장면 1초에서 3초, 그리고 시청자들의 참여도(좋아요, 댓글, 공유 등)를 끌어올릴 수 있는 영상의 구성 방식에 집중합니다. 저는 숏폼 콘텐츠 시청자들의 참여도를 말할 때 ‘엄지손가락’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요. 스마트폰에서 수많은 숏폼 콘텐츠를 슬라이딩하고 있는 이 엄지손가락을 어떻게 본인의 콘텐츠에서 멈추게 할지, 멈췄다면 얼마나 시청 지속을 만들지에 대한 팁과 중요성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영상에 어떤 장치를 넣어 시청자들의 참여 반응을 이끌지를 예상하고, 기획 매뉴얼도 다루죠.

Q. 크리에이터로서 숏폼 전성기를 체감하는지, 최근 트렌드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합니다.

▲틱톡 플랫폼에서 콘텐츠가 바이럴 되면 정말 많은 분이 영상을 보고 외부적으로 협업이나 여러 제안을 줍니다. 최근 트렌드 경우 여전히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요소나 챌린지 등도 많지만,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점점 숏폼의 영상 평균 길이가 1~2분 내외로 길어졌습니다. 그 안에 스토리텔링적 구성을 넣거나, 양질의 정보를 전하는 콘텐츠도 많아졌죠. 틱톡 플랫폼 검색창을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듯합니다.

Q. 가장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는 ‘틱톡’에서의 수익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콘텐츠 제작 시 배우와 같은 출연진들, 또는 로케이션 비용 등이 발생하는데요. 초반엔 제 사비로 진행했지만, 채널을 시작하고 한두 달 내로 수익이 생겼죠. 영상 외주제작이나 광고 협업도 늘었고, ‘틱톡 크리에이터 리워드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어 크리에이터로서 채널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목표하는 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틱톡 플랫폼에서 제 ‘영찍남’ 채널뿐만 아니라, 숏폼 드라마를 올리는 새로운 채널도 준비 중인데요. 현재 해외에선 숏폼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 또는 채널들이 인기입니다. 저는 웹드라마(롱폼 콘텐츠)와는 영상문법이 다른 한국의 ‘K-숏 드라마’를 만들고, 틱톡을 통해 이를 대중화시키고 싶습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