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장기화 여파… 자영업자 은행 대출 연체율 11년 만에 최고
[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경기불황에 취약한 자영업자(개인사업자)들이 은행에서 빌린 돈을 제 때 갚지 못하면서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대출도 경색되는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자영업자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개인사업자의 은행 연체율은 0.54%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분기(0.48%)대비 0.06%p상승한 것으로 지난 2012년 12월(0.64%)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자영업자의 카드 매출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평균 카드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6.4%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수준의 감소 폭이다.
영세 개인사업자의 매출 감소 폭이 더욱 커지면서 자영업자 간에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양극화 정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개인사업자의 폐업률은 전년 대비 0.8%p상승한 9.5%로 분석됐다. 이 기간 폐업자 수는 91만1000명으로 1년 전 보다 11만1000명 증가했다.
문제는 영세사업자가 기댈 수 있는 저축은행의 경우도 부동산 PF 등 악재로 인해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저축은행이 올 1분기말 기준 개인사업자에게 내준 대출 잔액은 18조4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약 23조4200억원) 대비 5조원 가량(21%)이나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신용점수 낮은 저신용자의 경우 대출 경색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신용점수 501~600점 이하 저신용자의 민간 중금리대출을 다룬 저축은행은 11개사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같은기간 대비 6개사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이 기간 5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기존 4곳에서 올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차주에게 실행되는 대출로 올 상반기 최단 금리는 17.5%가 적용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28일 서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서민, 자영업자 지원방안 마련 TF’를 구성했다.
이형주 상임위원은 “가계 소득 부진 등 거시적 불확실성과 함께 온라인 쇼핑 증가 등 구조적 변화에 따라 취약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자영업자 등에 대한 두터운 보호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고용지원 등을 통해 취약계층의 상환능력을 제고하는 방안과 채무자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채무조정 그리고 자영업자, 청년 등 차주별 맞춤형 금융지원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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