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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매크로 차단, 티케팅 산업만의 문제 아냐…안정성·비용절감 위한 선택”

권하영 기자

박형준 에스티씨랩 대표 [Ⓒ 에스티씨랩]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30%가 악성봇에 의한 매크로 트래픽입니다. 단순 티케팅 산업뿐만 아니라 여행·유통·금융 등 영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매크로 현황을 먼저 파악해 심각성을 인지하는 게 첫걸음입니다.”

박형준 에스티씨랩(STCLab)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에스티씨랩은 박 대표가 2004년 설립한 IT 솔루션 업체 에임투지의 솔루션 사업부를 분사해 2020년 출범한 트래픽 관리 솔루션 기업이다.

에스티씨랩은 국내 시장점유율이 97%에 달하는 가상대기 솔루션 ‘넷퍼넬(NetFUNNEL)’을 통해 일찌감치 성공을 거뒀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 3월 매크로 탐지·차단 솔루션 ‘엠버스터(MBuster)’를 출시해 트래픽 관리 영역을 확장했다.

엠버스터는 매크로를 거의 완벽하게 탐지하고 추적해 차단하는 솔루션이다. 공연·스포츠 분야에서 사회적 이슈인 암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지만, 최근에는 매크로 문제가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높은 잠재력을 평가받고 있다.

실제 글로벌 보안 기업 임퍼바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49.6%는 사람이 아닌 봇(Bot)에 의해 발생했으며, 특히 악성봇에 의한 트래픽 즉 매크로가 전체의 32%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도 1.8% 증가한 수치다.

이는 결국 여행·유통·금융 등 많은 영역에서 매크로로 인한 불필요한 리소스가 30%씩 지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박 대표는 “항공권 예매나 대학 수강신청을 할 때도 이미 매크로 프로그램이 성행하고 있고, 다양한 산업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며 “무상 진단을 활용해 매크로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엠버스터의 기술적 차별점은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은 파이썬을 이용한 ‘셀레니움’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셀레니움을 직접 탐지·차단하는 동적분석 기술은 엠버스터가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엠버스터는 기존 차단 이력에 따른 IP를 추적하는 정적분석 외에, 기존 IP 리스트에 없는 셀레니움 기반의 변화하는 매크로 패턴들을 분석하는 한층 정밀한 동적분석 기술이 적용돼 있다.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머신러닝(ML) 등 인공지능(AI) 기술도 갖췄다. ML 분석을 통해
행위분석 룰셋을 추천하거나 임계치 설정 가이드 기능을 제공하는 한편, 챗봇 형태의 관리자 페이지 ‘AI 매니저’를 통해 AI와 대화하며 접속 현황에 대한 가이드를 받고 AI가 추천한 정책을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다.

실제 개념검증(PoC)을 진행한 고객사들의 만족도는 높다. A 항공사의 경우 엠버스터를 통해 항공 예약 서비스 관련 매크로 탐지를 실시한 결과, 글로벌 솔루션보다 30%가량을 추가로 탐지하는 수준의 성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공기업 B사는 자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에서 23.3%의 매크로 접속을 확인하고 불필요한 트래픽 부하를 해결했다. C 대학교는 무려 49.9%에 달하는 수강신청 관련 매크로 접속을 무력화시켰다.

박 대표는 “엠버스터는 보안성과 안정성을 지키는 것은 물론 전체 트래픽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매크로 트래픽에 대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선택”이라며 “트래픽 관리에 대한 부분은 현재 금융권에서도 관심이 많고, 디지털플랫폼정부(DPG) 프로젝트가 화두인 공공부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박형준 에스티씨랩 대표가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에스티씨랩]

에스티씨랩은 넷퍼넬과 엠버스터에 이어 트래픽 오토스케일링 솔루션 ‘웨이브 오토스케일(Wave Autoscale)’과 API 트래픽 관리 솔루션 ‘API 넷퍼넬’도 개발해 PoC 단계에 있다. 작년까지는 넷퍼넬이라는 단일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했다면, 올해에는 이처럼 다양한 트래픽 관리 솔루션 라인업을 갖춰 공격적인 영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매출 약 100억원에서 올해는 170억원, 내년에는 360억원으로 매해 2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신제품 출시를 위한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발생한 지난해 약 20억원의 영업손실은 올해 턴어라운드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공략도 본격화한다. 박 대표는 “올해 4월 북미 지사를 오픈해 이달부터 본격적인 영업 세일즈에 들어갔는데 3~4분기에는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일본 지사도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티씨랩은 오는 2027년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영입해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전략적으로 구체화하고 있으며, 예비주관사 선정 등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IPO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박 대표는 “모든 종류의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공정성을 제공함과 동시에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게 우리의 임무”라며 “단순히 외산 솔루션을 가져와 국산화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세계 최초 기술을 제공하는 글로벌 테크 기업이 되고 싶다”고 역설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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