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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통·장] 영업익 쪼그라든 머큐리, 체질 개선 '키' 어디서 찾나

채성오 기자

네트워크 통·장은 국내외 통신장비 업체의 근황 및 비전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는 통장 잔고처럼 네트워크업계 통신장비(통·장) 업체들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황하영 머큐리 대표. [머큐리 홈페이지 갈무리]
황하영 머큐리 대표. [머큐리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국내 통신장비 기업 '머큐리'가 올 들어 수익성 악화에 빠졌다.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영향으로 해외 매출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 1분기는 전년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영업익 급감 배경은?

머큐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머큐리는 연결 기준 매출 353억원, 영업이익 1억4632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 89.83% 가량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머큐리는 ▲1분기 14억3756만원 ▲2분기 10억8840만원 ▲3분기 13억3428만원 ▲4분기 10억8087만원 등 분기별로 10억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 1분기에 영업이익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머큐리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 디지털데일리]
머큐리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 디지털데일리]


같은 기간 머큐리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대부분 인건비 분야에서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익성 회복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에서는 머큐리 영업이익 감소 배경으로 급격히 줄어든 수출 매출 등 대외적 요인을 1순위로 꼽았다.

머큐리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종합하면, 지난해 머큐리의 수출 매출은 전체(1480억2000만원)의 3.65%(56억700만원)에 그친다. 직전 해인 2022년 전체 매출 대비 11.64%(189억8600만원)의 비중을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수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올 1분기의 경우 수출 매출 비중은 1.23%(4억3700만원)에 그칠만큼 비중이 급감했다.

연간 매출로 보면 지난해의 경우, 수출이 급감한 반면 내수는 약 2.5% 증가했지만 이마저도 사물인터넷(IoT) 전문업체 '이젝스'를 인수하면서 해당 매출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 지난해 머큐리의 연간 매출에서 이젝스의 몫을 제외하면 내수 매출 증가폭은 1% 후반대로 줄어든다.

이를 종합하면 지난해부터 강화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등 외부적 요인이 머큐리 수익성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이젝스 지분 50.14%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두면서 IoT 사업으로 내수 매출을 확대했으나, 해당 비중이 1%대에 그친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자구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기준 현재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DX사업(유무선공유기, FTTH ONT, UTP 통합모뎀, VoIP 게이트웨이, IoT 게이트웨이 등)에서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이 이익 개선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터닝포인트는?

머큐리의 수익성 개선 '터닝포인트'는 '유무선공유기(AP)'에 있다. 업계에서는 머큐리가 유무선공유기(AP) 분야에서 국내 1위 사업자로 평가받는 만큼 이동통신사에 공급하는 차세대 와이파이 공유기 등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머큐리 유무선공유기 상품. [ⓒ 머큐리 홈페이지 갈무리]
머큐리 유무선공유기 상품. [ⓒ 머큐리 홈페이지 갈무리]


앞서 머큐리는 지난해 1월 SK브로드밴드에 252억원 규모의 '11ax GigaAP 단가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CES 2023에서 KT, 미디어텍과 협력해 와이파이7 공유기를 전시한 바 있다. 머큐리에 따르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에 미디어텍 칩셋이 탑재된 와이파이 공유기 공급이 1000만대를 넘어서는 등 국내 통신사에 공급되는 공유기 시장점유율 60%를 기록했다.

머큐리는 최신기술인 와이파이7을 적용한 공유기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4K·8K TV엔터테인먼트, 실시간 게임, 스트리밍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머큐리는 수출 분야에서도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유무선공유기에 최적화된 서비스 관리를 지원하는 오픈싱크 기능을 탑재하는 해외 프로젝트를 통해 수출 매출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달 12~13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진행된 '오픈싱크 서밋'에 참가한 머큐리는 해당 행사에서 별도 부스를 마련해 플럼 Lite(오픈싱크 Lite) 승인을 취득한 매립형 PoE AP 제품과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고급형 와이파이6E 및 와이파이7 제품을 소개하며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

한편 머큐리는 1983년 대우그룹의 자회사 대우통신 정보통신부문으로 출범된 이후 관련 그룹 해체를 겪으며 CVC컨소시엄사에 정보통신사업부문 인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 2000년 8월 현재의 사명으로 새롭게 설립됐다. 2008년에는 알뜰폰 서비스 '아이즈모바일'을 운영하던 아이즈비전이 지분 인수를 통해 머큐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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