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에어컨 온도가 미지근? 원격 상담사가 뚝딱 해결"…AI가전 시대, AS도 똑똑해졌다

옥송이 기자

삼성전자의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를 스마트싱스 앱으로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를 스마트싱스 앱으로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AI가전 시대. 인공지능이 가전 업계에서도 화두로 떠오르며 AS 영역도 달라졌다. 과거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엔지니어 출장이 기본이었으나, 이젠 간단한 가전 제품 오류 정도는 원격으로 해결된다. 덕분에 부품 교체가 필요한 경우에만 엔지니어가 방문하게 돼 AS 효율성을 높이게 됐다.

예를 들면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한창인 주말. 에어컨을 켰는데도, 평상시 에어컨 가동 대비 온도가 미지근해 이상하다고 느낄 무렵 스마트폰에 제품 이상 알림이 뜬다. 원격 상담 버튼을 누르자 상담원과 전화 연결이 됐다. 상담사는 에어컨에 탑재된 AI가 도출한 온도 그래프 등을 토대로 기기 상태를 살핀다.

기기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한 상담사는 에어컨 과부하를 의심하며, 고객과 영상통화로 전환한다. 이후 실외기실로 고객을 유도한 뒤 적재물을 치우고 환풍 창을 열 수 있도록 조치해 문제를 해결했다. 부품 교환 등 복잡한 과정이 없는 다소 간단한 해결법이나, 이전에는 제품의 문제 유무를 전화만으로 판단할 수 없어 엔지니어가 직접 고객의 집을 찾아 이와 동일한 조치를 취하곤 했다. 가전제품에 AI가 탑재되면서 달라진 AS 풍경이다.

이 같은 AI가전 원격상담의 핵심은 네트워크 연결성에 있다. 모바일 기기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기능만으로 작동했던 가전제품에 최근 AI가 탑재되면서 네트워크 연결도 원활해졌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싱스', LG전자는 'LG씽큐' 등 각각의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가전제품을 연결해 언제 어디서든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제품 사용자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가전 기업에도 이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엔지니어를 수시로 보내지 않아도 상담사 역시 플랫폼을 활용해 기기의 과거 제품 이상 데이터 등을 살피고 간단한 해결법을 안내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서비스 컨택센터 상담사가 HRM 원격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삼성전자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 컨택센터 상담사가 HRM 원격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삼성전자서비스]

◆ 원격 상담? 미러링 그 이상…GPS로 기사 실시간 배치도 가능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술력에 기반한 원격상담을 제공한다. 이를테면 미러링 형태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원격 수리'까지 가능한 식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00년부터 제공한 컴퓨터 원격 상담 서비스가 가전 분야로 확장됐다. PC의 경우, 상담사가 미러링의 방식으로 사용자의 PC에 접속해 제품 OS 등 소프트웨어 문제를 살핀 뒤 직접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후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서서히 바뀌며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해지자 해당 서비스가 스마트폰에서 가능해졌고, 이제 가전제품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가전 원격상담은 부품 교환 등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소프트웨어 오류 정도의 문제는 원격 제어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가전 원격 상담은 이른바 HRM(Home Appliance Remote Management. 가전 제품 원격 관리) 시스템이 활용된다. 고객이 사용 중인 가전제품을 스마트싱스 앱에 연결하면 서버에 제품 정보가 축적되고, 이를 HRM AI가 분석해 리포트 형태로 상담사에게 전달한다. 상담사는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조치 방법을 안내하며, 고객이 해당 안내에 따른 방법 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상담사가 원격 제어를 통해 제품 설정을 조정해 주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격상담 이용 고객 10명 중 6명이 원격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기구물 교환이 필요 없는 AS는 원격으로 해결하고, 반드시 엔지니어가 방문해야 하는 사례에만 케파가 할당돼 고객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GPS에 기반해 고객과 서비스 매니저의 위치를 파악한 뒤, 신속한 부품 수급 및 출장을 제공한다. 사진은 GPS 상황판. [ⓒLG그룹 유튜브 갈무리]
LG전자는 GPS에 기반해 고객과 서비스 매니저의 위치를 파악한 뒤, 신속한 부품 수급 및 출장을 제공한다. 사진은 GPS 상황판. [ⓒLG그룹 유튜브 갈무리]

LG전자 역시 LG씽큐 앱을 통해 가전제품 자체 진단 및 오류 발견 시 상담사와 연결된다. 상담사는 '아르고스(Argus)'로 불리는 원격 진단 결과 분석 시스템으로 고객에게 적절한 조치를 추천한다. 자체 조치가 가능한 경우는 방법을 안내하고, 서비스 매니저 지원이 필요하면 바로 접수 지원된다.

LG전자 AI가전 AS의 특장점은 GPS에 있다. G-CAS(GPS-based Customer Assistant System, 실시간 고객 상황 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고객과 서비스 매니저의 위치를 파악한 뒤, 신속한 부품 수급 및 매니저 출장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도로 상황으로 인해 약속 시간보다 출장이 늦는다면, 상황실에서 이를 파악한 뒤 가까운 위치에 있는 다른 서비스를 내보낼 수 있다. 추가 부품이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도 GPS시스템을 통해 발빠른 조치가 가능하며, AI가 미래 수리 건수까지 예측한다.

한편, 원격상담이 가능한 가전 업체들의 AI가전 품목은 확대될 예정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AI가전 붐이 불면서 스마트홈 플랫폼을 통한 원격상담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에어컨 및 냉장고 등 냉방 AS가 중요한 여름철에 원격상담이 한층 더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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