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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美 나스닥 입성한 네이버웹툰…“이해진 창업자도 자랑스러워해”

이나연 기자

웹툰 엔터테인먼트 이사진 (왼쪽부터) 김효정 CPO, 손혜은 CDO, 김용수 CSO, 김준구 CEO 겸 창업자, 데이비드 COO&CFO, 박찬규 CTO [ⓒ 네이버웹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콘텐츠 매니아로서 웹툰 작가라는 직업이 선망받는 직업이 되고 웹툰 시장이 산업으로서 인정받았으면 한다는 욕망이 있었다. 아직 그 단계까지 왔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상장을 계기로 이 목표를 향해 더 빠르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7일(현지시간) 김준구 웹툰엔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상장 직후 진행된 한국 미디어 대상 온·오프라인 간담회에서 “나스닥 상장은 회사의 중요한 이정표이자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며, 이는 창작자 임직원 수고와 헌신으로 가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네이버웹툰 본사이자 북미 소재 법인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27일(현지시간) 오후12시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종목코드 ‘WBTN’으로 상장했다. 네이버 계열사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 것은 웹툰엔터가 처음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발행한 보통주 1500만주에 대한 공모가격은 21달러(약 3만원)다. 웹툰엔터는 나스닥 거래 첫날 공모가보다 9.5% 상승한 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첫 거래일 종가기준 회사 기업가치는 약 29억달러(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국내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은 2014년 ‘웹툰(WEBTOON)’이라는 이름으로 영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2016년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를 설립했고, 이듬해인 2017년 한국 법인인 네이버웹툰을 설립했다. 2020년에는 웹툰엔터를 본사로 바꾸고, 네이버웹툰을 웹툰엔터 자회사로 편입했다.

미국과 중국을 시작으로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서비스 대상 국가를 확장 중인 웹툰엔터 글로벌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억7000만명이다. 제공되는 작품 수는 5500만편, 지식재산(IP) 사업-2차 사업화 작품 수는 900편 이상이다. 전체 창작자 수 2400만명 가운데 톱(Top) 100 창작자 연평균 수익은 100만달러(약 14억원)다. 지난2017~2023년 웹툰엔터가 창작자에 지급한 금액도 28억달러(약 4조원)에 이른다.

김준구 웹툰엔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 네이버웹툰]

다음은 김준구 최고경영자(CEO),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와의 일문일답.

Q. IB업계는 웹툰엔터 기업가치를 5조 이상으로 전망했다. 공모가격이 희망 범위 최상단으로 설정된 데 따라 기업가치가 3조7000억원 수준으로 확정됐다. 현재 기업가치가 예상과 비교해서 어떤 수준인가. 목표치가 있나.

▲(김준구 CEO) 회사는 지금까지 성장할 때마다 매출을 아닌, 작가 수익을 목표로 한 결과로, 플랫폼 규모와 매출 증가를 이뤘다. 주가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생각한다. 콘텐츠 수, 사용자 양, 사용자 만족도와 같은 목표 안에서 밸류가 나오기 때문에 장기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당장 목표 밸류를 답변드리기는 어렵다.

(김용수 CSO) 중장기 전략 위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단기 운영 자금이 필요해서 상장한 게 아니다. 이에 기존 주주들을 포함해서 구주 매출 없이 신주로만 100% IPO를 진행했다. 실제 모집된 투자자도 장기 투자자들이 굉장히 많다. 지금 보여준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지만 이렇게 구축해 놓은 플라이휠을 가지고 앞으로 보여줄 것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아 지금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Q. 네이버웹툰 노력으로 웹툰이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 신생 산업에다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분야다. 어떤 점을 어필했나. 적자 해결 해법은.

▲(김용수 CSO) 현재 2400만명 크리에이터가 있고 5500만개 글로벌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넥스트 해리포터, 넥스트 피카추 같은 새로운 큰 IP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구축된 콘텐츠 라이브러리도 의미가 있지만 이만큼의 크리에이터가 모여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면, 넥스트 빅IP는 여기서 나와야 되지 않겠냐라는 공감대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어필이 잘 됐다. 적자와 관련해서는 2023년 연간으로 이미 조정 EBITDA기준 그리고 오퍼레이팅 캐시 플로우(영업 현금 흐름)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는 순이익과 조정하지 않은 일반 EBITDA에서도 이미 흑자를 달성했다.

▲(김준구 CEO) 결국 이러한 흑자는 규모의 경제와 비즈니스 모델 다양성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규모의 경제 확장성과 광고, IP 영상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두 가지를 레버로 활용해서 계속 수익성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오프닝벨 세레머니에 이해진 창업자도 참석했는데 어떤 이야기 주고받았나.

▲(김준구 CEO) 투자자들이 네이버와 어떤 관계고 앞으로 어떤 관계가 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 나는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살고 있다가 아들이 독립해서 나가 독립해서 잘 살아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관계라고 답했다. 이해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는 “고생했다, 울컥하더라, 자랑스럽다”라고 치하 말씀을 했다.

Q. 상장해서 신주를 발행했는데 어디에 쓸 계획인가.

▲(김준구 CEO) 우리는 테크 기업이자 콘텐츠 기업으로서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해야 한다. 새로운 콘텐츠 포맷에 대한 실험도 해야 하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실험도 필요하다. 이런 부분을 위해 인공지능(AI) 등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인재 채용 부분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할 것 같다. 그리고 북미에서 플랫폼 확장과 광고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분야에 투자할 것 같다.

Q. 현재 네이버웹툰 첫 번째 임단협이 진행 중인데 스톡옵션과 관련해 직원들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비상경영체제로 인해 고생했을 직원들을 위한 보상안은 무엇인가.

▲(김준구 CEO) 이미 상장을 앞두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양도제한 조건부주식(RSU)을 지급하는 보상안을 1차 발표했다. 직원들과 이 회사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는 지속적인 고민을 계속해야 한다. 함께 최적의 방안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Q. 과거 아시아 디즈니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나스닥 입성한 현시점에서 새로운 목표가 있나.

▲(김준구 CEO) 아시아 디즈니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 글로벌로 훌륭한 작품을 유통할 수 있는 기반과 IP를 함께 갖춘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다. 우리는 수많은 개인 창작자와 함께하는 유의미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됐기에 이런 측면에서 성취가 있었다고 본다. 두 번째는 디즈니처럼 100년 넘게 가는 기업에 대한 꿈이다. 한국에서 시작된 콘텐츠 플레이어를 통해 발표된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라이프 사이클을 가져갈 수 있었으면 한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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