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4조원으로 출발한 네이버웹툰, 100년 역사 디즈니 뒤따른다 (종합)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네이버웹툰 본사이자 북미 소재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10% 급등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27일(미국 현지시간) 웹툰엔터는 나스닥 거래 첫날인 이날 공모가보다 9.5% 높은 23달러(한화로 약 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웹툰엔터 주가는 한때 공모가 대비 14.3% 뛰기도 했다.
미국 상장에 나선 웹툰엔터는 현지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공모 가격이 희망가 상단인 21달러로 결정됐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웹툰엔터 공모주에 최대 5000만달러(약 693억원) 상당을 매입할 의사를 표명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미국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회사가 상장하다 보니 블랙록은 가장 초기 단계부터 앞장서서 앵커 투자가 되겠다고 했다”며 “실제 블랙록 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으면 알 정도로 좋은 투자자가 많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 3억1500만달러(약 4400억원)를 조달할 전망이다. 첫 거래일 종가 기준 회사 기업가치는 약 29억달러(약 4조원)로 추산된다. IPO로 조달한 자금은 인공지능(AI) 기술 투자와 북미 플랫폼 확장, 광고 사업 확대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웹툰엔터 매출 구조는 ▲유료 콘텐츠 등 플랫폼 80% ▲광고 10% ▲지식재산(IP) 사업 1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스토리테크기업으로서 새로운 콘텐츠 포맷과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키는 건 물론,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꾀한다는 목표다.
김준구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콘텐츠 포맷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실험이 필요하다”며 “AI 등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인재 채용 부분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북미에서 플랫폼 확장과 광고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분야에 투자하겠다”라고 밝혔다.
자동 채색을 지원하는 ‘AI 페인터’ 등 기존 AI 창작 도구를 비롯해 ‘셰이퍼’, ‘콘스텔라’ 등 새로운 창작 도구를 지속 선보여 작가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용수 CSO는 “작가들이 만든 콘텐츠가 글로벌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규모의 경제가 형성된다는 사업 특성이 우리 강점”이라며 “그동안 의도적으로 비중을 늘리지 않았던 광고 부문은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하지만, 광고가 조금만 성장해 줘도 마진율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엔터의 성공적인 나스닥 데뷔 배경에는 김준구 CEO 역할이 컸다. 소문난 ‘만화광’으로 알려진 김 CEO는 NHN(현 네이버) 개발자로 입사한 뒤, 웹툰 서비스를 주도해 오며 입사 11년 만인 2015년 네이버웹툰 대표 자리에 올랐다. 아마추어 작가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도전만화’와 기본적인 웹툰 연재 방식이 된 ‘요일제 시스템’ 모두 김 CEO 손에서 탄생했다.
특히 2013년부터 창작자 수익 다각화 모델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굿즈·단행본·영상화·게임 등으로 IP를 확장하는 구조도 구축했다.
김 CEO는 “주니어 때 (회사를) 아시아의 디즈니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잡은 기간이 36년이었는데, 이제 20년이 지났으니 절반 조금 넘게 지난 셈”이라며 “디즈니처럼 훌륭한 작품을 글로벌로 유통할 수 있는 인프라와 IP를 갖추는 동시에 디즈니처럼 100년 넘게 가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웹툰엔터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 3월 기준 약 1억7000만명이다.
2005년 국내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은 2014년 ‘웹툰(WEBTOON)’이라는 이름으로 영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2016년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를 설립했고, 이듬해인 2017년 한국 법인인 네이버웹툰을 설립했다. 2020년에는 웹툰엔터를 본사로 바꾸고, 네이버웹툰을 웹툰엔터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상장 이후에도 네이버가 보유한 웹툰엔터 지분은 63.4%로, 지배주주로서 이사 선임 권한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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