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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본입찰 D-1… 우리·하나·신한금융, 과연 재입찰 기회올까

권유승 기자
MG손해보험 강남 본사 전경. ⓒMG손해보험
MG손해보험 강남 본사 전경. ⓒMG손해보험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MG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입찰 참여자들의 인수 레이스 완주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본입찰이 흥행하지 못할 경우 잠재 원매자로 거론되던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재참전 기회가 다시 열리게 되는 것으로, 향후 이른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매물을 노리는 깜짝 다크호스들이 등장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의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19일 진행되지만, 흥행 여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뒷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PEF JC플라워 등 2곳은 MG손보 예비입찰 단계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는데, 이들의 자금적인 상황 등을 고려하면 본입찰까지는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실제 MG손보의 본입찰은 지난 5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실사와 자금 조달 상황 등을 고려하기 위한 예비입찰 참여사들의 요청으로 일정이 2주일이나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추산하는 MG손보의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인데, 추가적인 자금수혈 등을 감안하면 PEF들이 감당하기엔 적지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MG손보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저조한 본입찰의 흥행으로 재입찰이 진행되면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새로운 원매자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한 니즈가 있고, 굵직한 자금력이 뒷받침 된 금융지주사들에겐 상대적으로 매각가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MG손보가 매력적인 매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역시 내심 MG손보가 PEF에 인수되는 것 보다 금융지주사들의 품에 들어가길 원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지주사들의 인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손보 포트폴리오 보강 시급한 금융지주사들

우선 국내 금융지주 중에선 우리금융지주가 잠재 인수사로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주요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를 갖추고 있지 않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대한 니즈가 큰 상황이다.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성을 바라보면 손해보험 라이선스도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하다 2~3조원에 달하는 높은 인수 가격의 부담으로 중도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보면 당장의 가격적인 측면으론 MG손보가 이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당시에도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우리금융의 관심 대상이 MG손보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업계 일각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또다른 잠재 인수사로 꼽힌다.

하나금융 역시 보험 포트폴리오 보강이 시급한 실정이어서다. 생명보험 계열사인 하나생명은 올해 1분기 45억원 순익에 그쳤으며, 손해보험 계열사인 하나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25억원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20년 출범한 하나손보의 경우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해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KDB생명 인수전에 중도하차했던 하나금융은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MG손보가 당국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매물인 만큼, 하나금융이 당장의 실익보다는 정무적인 판단에 의해 이번 인수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도 빈약한 손해보험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는 금융사 중 한 곳으로 MG손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의 손보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9억4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2022년 출범 이후 잇따른 적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만 78억원에 달한다.

반면 생명보험 계열사는 비교적 탄탄한 라인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작으로 탄생한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4724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은행계 생보사 중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즉 손보 포트폴리오만 보강하면 비은행 계열사의 입지를 더욱 키울 수 있는 셈이다.

◆"MG손보를 누가사?" 희의적인 시각도 여전

MG손보의 딜은 우량 자산과 부채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MG손보의 매각을 담당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4000억원~5000억원 추가적인 지원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MG손보 인수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당장의 매각가는 저렴할지라도 향후 인수후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수혈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MG손보 경영정상화를 위한 인수사의 추가적인 순수자금만 약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MG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76.9%다. 킥스는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산 상태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다. 이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적기시정조치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MG손보는 당장의 매각가가 저렴해 보일지라도 인수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투입해야할 자금이 오히려 더욱 클 수 있기 때문에 쉽사리 인수에 나서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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