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M&A·밸류업" 외치는 우리금융, 과연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나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친다."
지나친 욕심이 일을 망칠 수 있다는 의미의 속담이다.
최근 우리금융지주의 행보가 딱 그렇다.
KB국민·신한·하나·농협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와 증권사를 갖추고 있지 않는 우리금융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여러 비은행 매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상상인저축은행에 이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하다 중도하차하고 현재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에 나서고 있다. 앞서 증권사 매물로는 포스증권을 품에 안으며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을 진행시키고 있다.
그런데 "오버페이는 진행하지 않겠다"는 우리금융은 아직 이렇다할 M&A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비교적 저렴한(?) 중소형사인 포스증권 인수에는 성공했지만, 굵직한 M&A를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물론 싼 값에 좋은 매물을 인수하는 것이 성공적인 M&A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또 다른 금융지주사 혹은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호시탐탐 M&A 기회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너무 싼 값만 고집한다면 적절한 매물을 인수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은 주가관리에도 한창이다.
명분은 '밸류업'인 듯 하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으로 밸류업을 제시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배당 확대 및 자사주 소각과 같은 조치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기업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것 등이 골자다.
이에 우리금융도 지난 3월 14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으며, 주요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조병규 행장은 지난 5월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하며 주가부양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외치고 있어 남은 하반기에도 주가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이다.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을 의미하는 CET1은 금융사의 손실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금융사들은 CET1 13% 이상 유지할 것을 목표하고 있는데, 우리금융은 올 1분기말 CET1이 12%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CET1은 KB금융이 13.4%로 가장 높았으며, 신한지주(13.1%), 하나금융지주(12.9%) 등의 순이었다.
즉 4대금융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을지라도, CET1이 가장 낮은 우리금융만큼은 사실상 다른 금융지주보다 주식 소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우리금융은 추가적인 M&A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CET1 관리가 더욱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실제 우리금융은 주주환원에 대한 자신감과는 달리 올해 상반기 주가상승률(지난달 28일 기준, 작년 말 대비)은 13%로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낮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가상승률은 KB금융(45.1%), 하나금융(39.9%), 신한금융(19.9%), 우리금융(13%) 순으로 높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다.
우리금융은 현재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무엇이 우선인지 파악해 제 역할을 상실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저 실속 없이 욕심만 부리다간 이도저도 아닌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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