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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굴욕의 '구라청'...이건 믿어보세요...'초단기예측'

이건한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예년과 달리 올해 장마는 이전보다 예측불허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열대지방의 ‘스콜’이 연상되는 국지성 호우가 갑자기 쏟아지고, 예보된 비가 사실상 거의 오지 않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럴 때일수록 높아지는 것이 기상청에 대한 불신이다. 예보의 정확성이 생명인 기상청의 장기화된 기상예측 실패는 ‘오보청’, ‘구라청’ 등의 굴욕적인 별명을 만든지 오래다. 하지만 요즘 시기에도 기상청의 ‘초단기예측’은 꽤 신뢰할 만한 예보란 평가가 따른다.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초단기예측은 이름 그대로 하루 단위가 아닌 6시간 이내, 10분 단위로 강수, 바람 영역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2010년부터 제공 중인 무료 서비스지만 의외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우선 구글, 네이버 등 포털에 ‘초단기예측’을 검색하고 ‘초단기예측 -강수- 기상청 날씨누리’ 페이지에 접속하자. 화면 중앙에 한반도 지도가 있고, 하단에 기준시간과 영상재생 버튼이 있다. 재생을 누르면 페이지에 접속한 시점부터 10분 단위로 변화하는 비구름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때 비구름이 지나가는 위치가 해당 시간에 비가 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대략적인 강수량도 알 수 있다. 구름의 색이 파란색에 가까울수록 약한 강수, 붉거나 검정색에 가까워질수록 강한 강수를 의미한다. 가령 가장 붉은색 구름은 기준 시간당 약 25mm의 호우를 뜻한다.

ⓒ 기상청 날씨누리 - 초단기예측

실제 사용해 본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기상청에서 정확한 예보 적중률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상의 여러 후기를 종합하면 ‘체감 정확도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는 단기 예측으로 날씨 변화의 변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위성과 레이더, 낙뢰, 자동기상관측 장비, 강수 예보 모델 등을 다수 활용하여 종합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비가 올 시기를 종잡기 어렵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폭우가 쏟아질 때 유용하다는 평가다. 10분 단위 확인이 가능하므로 외출 예상시간대 강수 상황에 맞춰 우산을 준비하거나, 대응이 어려운 취침시간대 호우 대비가 한층 쉬워진다. 초단기예보는 인터넷 즐겨찾기 설정이나 기상청 날씨알리미 앱 '영상' 탭을 통해서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런 단기예측뿐 아니라, 한국형 중장기 기상예측 모델과 예보 전문가 육성 시스템 개선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기상예보 품질이 떨어지는 주요 이유로는 전문예보관 육성 시스템의 미비함, 타 정부기관처럼 주기적인 순환 보직이 이뤄지는 기상직 공무원 특성상 전문성을 쌓기 더 어렵다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예보 시스템에 적용함으로써 품질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IT기업 구글은 22일(미국 현지시간) 유럽중기예보센터와 협업해 ‘뉴럴 일반순환모델(GCM)’이란 신규 AI 기반 날씨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날씨예보 모델에 AI 학습 데이터 및 예측 모델을 더해 정확도를 개선한 방식으로, 구글 리서치 연구진은 최대 1년 후에 발생할 허리케인도 예측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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