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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청문회, 시작부터 충돌…“방통위 맡을 자격없어” "뭘 챙겨먹으러 왔냐"

강소현 기자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언론단체 관계자들이 24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오늘(24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부터 진통을 겪었다. 이진숙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서 부적격하다며, 지명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는 야당과 언론단체들의 항의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이날부터 25일 양일에 걸쳐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한다. 여당의 반발에도 불구, 후보자가 극우적 시각을 드러내온 만큼 장시간에 거쳐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야당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이날 청문회는 시작도 전에 충돌을 빚었다.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과 언론단체 관계자들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청문회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농성을 벌이면서다. 피켓에는 ‘언론장악청부업자 이진숙 사퇴하라’라고 적혔다.

한준호 의원은 “이진숙씨에 대한 인사청문회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방통위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사람도 아니며, 2008년 MBC 사찰 프로그램에 대한 방치와 세월호 오보 사태 등을 봤을 때 방통위를 맡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 자체가 무산돼야 한다“라며 ”지명 철회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언론단체 관계자들이 24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농성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가 하면,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특히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청문회장에 도착하자, 현장의 분위기는 과열됐다. 이 과정에서 한 의원은 “당신이 여기 올 자격이 있다 생각하냐. 뭘 챙겨먹으러 왔냐”고 강도 높은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국회와 권위와 권능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중대한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최형두 의원(국민이힘)은 “상임위 회의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것은) 국회의 인사 검증에 중대한 도전 행위”라며 “상임위 회의실 밖에서 주도했다가 고발당한 사례도 있다.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질서유지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번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야당의 집중 공세가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을 하거나, 그러한 글에 동조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과거 이 후보자는 5·16 쿠데타를 ‘혁명’이라 칭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혁명의 지도자’라고 말하는 가 하면, KBS 본관을 박정희 센터로 변경하자는 주장에 “멋진 생각”이라고 답하는 등 편향적 시각을 여과없이 드러내 수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다. [ⓒ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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