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금리를 수 차례 올려도 대출수요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5조원 넘게 증가했고 그 흐름은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전세자금, 주택담보 등으로 돈을 빌려준 가계대출 잔액이 713조3072억 원(지난 25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708조5723억 원)보다 4조7349억 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달 한 달 만에 5조3415억 원 증가했는데 2021년 7월 6조2000억 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552조1526억 원→557조4116억 원)5조2590억 원 늘었다.

이런 배경에는 금리인하 기대감과 부동산 회복에 따른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영끌’ 등 수요가 꿈틀 거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30% 오르면서 1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수치는 지난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5년 10개월여 만의 최대치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당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자 이달 중 수 차례 대출금리를 높여왔다. 지난 26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900~5.263%를 형성하고 있다.

이달 들어 두 차례 금리를 올린 KB국민은행(3일 0.13%p, 18일 0.2%p)과 신한은행(15·22일 0.05%p)은 오는 29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각각 0.2%p, 0.1∼0.3%p 올릴 예정이다.

시장에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는 9월까지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출 금리가 5~6%에 달하는 시기가 지났고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높아 당분간 가계대출 오름세를 막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