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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간발의 차로 '리딩금융'…우리-농협은 여전히 '꼴찌 싸움'

권유승 기자
(왼쪽부터)KB·신한·우리·하나·농협금융 본사 전경. ⓒ각 사
(왼쪽부터)KB·신한·우리·하나·농협금융 본사 전경. ⓒ각 사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올 상반기 5대 금융그룹이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는 간발의 차로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리딩금융의 왕좌를 탈환했으며, 우리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는 여전히 치열한 꼴찌 싸움을 펼쳤다.

각 금융사가 발표한 올 상반기 실적을 종합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11조1069억원으로 전년 10조8882억원 대비 2%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KB금융은 상반기 2조78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7.5% 하락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 1분기 8620억원에 달하는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보상으로 대규모 비용이 발생하고 NIM(순이자마진)이 하락하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 다변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기반의 비은행 실적 확대에 힘입어 비교적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이 2조7470억원으로 4.6% 늘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을 기반으로 이자이익이 늘었고 신용카드 및 투자금융 수수료 등의 비이자이익 증가를 통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2.4% 증가한 2조6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관계자는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ELS 손실보상 1147억원, 환율 상승에 따른 FX 환산손실 1287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손님 기반 확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선제적·체계적 리스크 관리 노력 등에 힘입은 결과"고 평가했다.

우리금융은 1조7554억원으로 14% 상승했고 농협금융은 2.8% 늘어난 1조75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개운치 않은 리딩금융…꼴찌싸움은 여전

올 상반기 실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KB금융의 리딩금융 탈환이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1분기 대규모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비용을 충당부채(8620억원)로 반영하면서 신한금융에게 리딩금융의 자리를 내줬다. 당시 신한금융의 홍콩 ELS 손실 충당부채 규모는 274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일회성 요인 소멸과 홍콩 ELS 충당부채의 환입효과 등으로 KB금융이 상반기 중에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었다.

예상대로 KB금융이 상반기 리딩금융의 자리에 올라섰지만, 그 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익 차이는 345억원에 불과했다. 2분기 기준으로 보면 신한금융과의 격차는 약 3000억원 이상 벌어졌지만, 1분기 부진했던 실적을 압도적으로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신한금융은 2분기 6000억원을 상회 하는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일회성 비용을 대거 반영한 상황이어서 하반기에는 실적 상승의 여력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은 여전히 꼴찌 싸움을 벌였다.

올 상반기 우리금융은 농협금융을 근소하게 앞서며 5대 금융 '꼴찌 타이틀'은 벗어났지만 그 격차가 불과 16억원이라는 점에서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우리금융은 홍콩 ELS 손실에 대한 부담도 5대 금융 중 가장 적은 75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이번 순위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난 1분기 농협금융의 ELS 충당부채 규모는 3416억원에 달했다.

농협금융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으로 보면 하나금융까지 제치고 3위권에 올라섰다.

다만 농협금융은 홍콩 ELS 손실 비용 환입 효과 등 일회성 이익이 2분기에 반영 된 만큼 본질적인 체력에 있어선 아직 의문부호가 뒤따른다는 평가다. 지난해 상반기 우리금융을 반짝 제치고 4위권에 올라섰다가 연말 결산에서 다시 꼴찌로 마감한 이력도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감으로써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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