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잘 잤을까 못 잤을까…'갤럭시 워치7'이 알려준다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한층 더 강화된 일상 속 종합적인 건강 모니터링 지원'. 지난 24일 출시한 신형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워치7'에 대한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약 일주일간 갤럭시 워치7을 사용하며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검증해 봤다.
◆ "오늘의 수면 점수는요"…잠에 진심 갤워치7
대개 취침 및 기상 습관에 따라 아침형과 저녁형 인간을 나눈다. 항상 잠이 고픈 탓에 아침이 괴로운 내 유형은 '잠만보(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가운데 잠을 많이 자는 캐릭터)'형이다. 이 때문에 내 수면 패턴이나 습관은 어떠한지 궁금했다. 갤럭시워치7을 체험해 보면서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오늘의 수면 점수는 85점. '스마트워치가 내 수면을 분석해 준다고?'라고 생각하며 반신반의했던 사용 첫날과 달리, 사용 7일 차에 접어들자, 기상 직후 수면 통계를 살피게 됐다. 전날 입면부터 기상 시간이 되기 전까지 잠든 내내 면밀하게 수면을 다각도 분석해 준다는 것을 며칠간 체감해서다.
이날 아침 갤워치7이 집계한 총 수면 시간은 7시간 13분, 실제 수면 시간은 6시간 38분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으로 연결해 삼성헬스 앱에서 상세 내역을 살피니, 수면 중 35분은 뒤척이거나 깨어 있었고, 얕은 수면은 4시간 10분간 지속됐다. 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진 렘수면은 1시간 52분간 지속됐고, 깊은 수면은 36분으로 전체의 8%밖에 되지 않았다. 양호한 수면 점수 대비 피곤하게 느껴진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싶었다.
삼성헬스에서는 워치7이 측정한 다양한 수면 지표를 더욱 상세하게 살필 수 있는데, 혈중 산소농도가 그중 하나다. 90% 이상이 일반적인 수면 중 혈중 산소농도는 86%였으며, 90% 미만으로 떨어진 시간은 총 1분58초로 집계됐다. '설마 내가?'라며 발뺌해 왔던 코골이도 워치7이 잡아냈다. 이날 무려 40분이나 코를 골았는데, 빼도 박도 못하게 코골이가 시간 별로 녹취돼 있다.
삼성헬스 가이드에 따르면 수면의 질의 떨어뜨리는 코골이의 잠재적 원인은 음주, 수면 부족, 목 부위 지방 축적, 똑바로 누워서 자는 자세 등이다.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의 한 증상일 수 있으나, 다행히 수면 무호흡은 관측되지 않았다. 갤워치7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FDA(식품의약국) 드 노보 승인을 받은 수면 무호흡 기능을 워치 시리즈 최초로 탑재했다.
◆ '신통방통' 스트레스 그래프…에너지 점수도 유용해
갤워치7은 호흡과 수면 뿐 아니라 심장 모니터링 기능도 장착했다. 워치를 차고 있으면 심박수가 측정되고, 불규칙 심장 리듬 시 부정맥 질환인 심방세동(AFib) 가능성을 알린다. 아울러 심전도(ECG)와 혈압(BP) 모니터링 기능은 사용자의 심혈관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준다.
이처럼 중요한 건강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평소 스트레스 관리에도 갤워치의 심박수 측정이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워치7은 심박수 측정을 통한 심박 변이도와 호흡수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해 스트레스 정도 그래프를 제공한다. 7일간 사용해 본 그래프를 살피니, 기가 막히게 기상 직후와 기사를 마감했던 시간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다. 이 정도면 기분을 읽는 게 아닐까 싶다.
또한 갤워치7을 사용하면서 유용했던 점은 아침에 제공되는 에너지 점수다. 수면이나 전날 활동, 심박수 등을 전반적으로 합산해 신체, 정신적 에너지 상태를 알려준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지표지만, 막상 이를 토대로 오늘의 활동량 계획이나, 컨디션 조절에 반영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의 이번 신작이 전작에 비해 건강 모니터링이 향상할 수 있는 배경에는 개선된 센서가 존재한다. 워치7에 탑재된 바이오 액티브 센서는 광학 생체 신호 센서와 전기 생체 신호 센서를 비롯해 13개의 LED가 탑재됐다. 특히 LED 수가 워치6 대비 7개 늘어나며, 정밀도가 높아졌다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아울러 센서 정확도를 향상 시키고자 후면 센서와 글라스 디자인을 변경해, 이전에 지원하지 않던 '최종당화산물 지표' 측정 기능 등을 제공한다.
다만, 후면 글라스 형상 변경으로 인해 내부 무선 충전 코일의 거리가 멀어져 기존 모델에서 제공하던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은 지원하지 않았다. 이전 모델은 무선 충전기를 못한 상태로 외출했을 경우 스마트폰과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으로 충전할 수 있었으나, 이번 워치7은 해당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 최종당화산물 지표는 개선 필요
이번 갤워치7에 처음 탑재된 최종당화산물 지수는 아직 부족한 정보 제공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최종당화산물은 사용자의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반영하는 건강 지표 중 하나로, 식단과 생활 습관의 영향을 받는다. 워치7은 센서를 통해 피부에 축적된 최종당화산물 측정을 지원하는데, 낮거나 높음으로만 나타나 정확한 정보를 얻기에 부족했다. 그러나 삼성 헬스 앱 내에서 해당 지수를 정식 기능이 아닌 '실험실'로 분류한 만큼 향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세서의 경우 워치 시리즈 최초로 3나노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CPU 속도는 전작 대비 약 3배 빨라졌고, 프로세서의 소모 전류 효율은 30%가량 개선됐다. 실제로 디스플레이 반응 속도가 즉각적이었고, AI 기능도 원활하게 작용했다. 이를테면 메시지가 왔을 때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 없이 워치 디스플레이에서 AI 추천 간편 답장을 하거나 손 글씨 및 음성 입력으로 답장할 수 있었다. 또한, 워치7에서 음성 녹음을 한 뒤 텍스트로 전환할 수 있고, 해당 파일은 곧바로 스마트폰에 동기화돼 편리했다.
배터리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AOD(Always On Display) 모드로 업무 및 운동, 수면 측정 등에 사용하자 약 21시간 뒤에 전원이 꺼졌다. AOD 사용 기준 매일 배터리를 충전해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약 일주일간 써보니 삼성전자가 워치7 출시 당시 강조한 '건강 모니터링'은 실생활과 밀접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센서 개선으로 무선 배터리 충전 등의 기능은 잃었지만, 전에 없던 최종당화산물 지수 등 한층 세밀한 건강 관리에 적합해진 만큼 장점이 많았다. 특히 올해 첫 출시한 갤럭시워치 울트라와 프로세서 및 바이오 액티브 센서가 동일한 반면, 가격은 저렴하다. 워치 울트라의 출고가는 89만9000원, 갤럭시 워치7 44mm 블루투스 모델 기준 출고가는 38만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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