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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업’ 예금금리 ‘다운’ 예대금리차 확대…은행 배만 불린다

최천욱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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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주요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내리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이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은행들의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이 커지면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예금금리를 낮추는 반면 대출금리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계속 올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5일부터 수신(예금)상품 금리를 일제히 최대 0.20%p 인하한다. 국민수퍼 정기예금은 6개월 이상 계약 상품의 금리가 최대 0.20%p 떨어지면서 전체 금리 수준이 1.90∼2.70%로 조정된다. 일반 정기예금은 계약기간(1개월~3년)에 따라 0.15∼0.20%p, 회전형 장기정기예금은 0.20%p 떨어진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로 은행채 등 시장금리 하락 폭이 상당히 크기에 예금금리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대다수의 예금 상품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2022년 10월 기준금리가 0.50%p인상됐을 때 이후 처음이라고 KB국민은행은 전했다.

대출금리의 경우 지난 2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일괄적으로 0.30%p 또 상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달 3일과 18일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3%p, 0.20%p 각각 올리고 29일에는 대환대출(갈아타기)과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까지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가하는 가계대출을 막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수신상품의 기본금리(가산금리 등 제외)를 최대 0.20%p 내렸다. 신한S드림정기예금 등 정기예금은 상품별로 0.05∼0.20%p 내려 모든 상품의 금리가 2.95%로 같아졌다. 신한S드림적금 등 적립식예금 금리도 0.10∼0.20%p 떨어졌다. 신한ISA정기예금은 오는 16일부터 0.05%p 낮아질 예정이다.

대출금리는 최근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네 번이나 올렸다. 지난달 15일, 22일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p씩 올렸고 29일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30%p 인상했다. 오는 7일부터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0%p 또 올린다.

한 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경기 둔화로 연준(연방준비제도)에서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컷이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국 국고채 금리 등이 더 떨어지고 국내 은행채 등 시장금리도 더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시장금리를 반영해 예금금리를 낮추겠지만 대출금리는 가계대출 급증으로 쉽게 낮추기 어려워 결국 예대마진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천욱 기자
ltisna7@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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