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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의욕적으로 출범했지만… ‘미니 증권’ 한계 극복할 묘수가 안보인다

최천욱 기자
ⓒ우리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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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지난 1일 공식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그룹의 치명적 약점으로 지목돼왔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문제를 해소시켜줄 카드중 하나다.

앞으로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 중국계 자본이 대주주인 보험사를 M&A(인수합병)할 경우, 어느정도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약점은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게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우리투자증권이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냉정하게 봤을때, 여전히 시장 영향력과 존재감이 크게 떨어지는 '후발 미니 증권사'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추가적인 M&A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 주가를 올리기위한 밸류업 프로그램과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를 위해서도 우리금융이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치기에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란게 시장의 견해다.


물론 우리금융측은 올 연말에 모습을 드러낼 은행 ‘New WON뱅킹’과 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연결하는 슈퍼앱을 통해 자체적인 노력으로 대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 금융권에서 선보인 이같은 디지털금융 플랫폼 연계 전략은 어디까지나 방어적인 수단에 그쳤다는 점에서 막연하게 큰 기대를 걸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증권가에선 우리금융측은 지난 5월, 포스증권 인수를 선언할 당시, 공언한 국내 10 대형 IB를 구현하기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공격적인 추가 M&A를 꼽고 있다.

이것이 구체화되지 않는다면 포스증권 인수를 통한 우리금융의 증권업 재진출은 '임종룡 회장의 임기중 내실없는 실적쌓기에 불과하다'는 인색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남기천 대표 "후발주자 한계 극복에 노력"

지난 5일 우리투자증권 남기천 대표는 서울 여의도 TP타워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 계열사와 시너지를 통해 후발주자로서 한계를 조속히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규모 자본력과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에게 자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우리투자증권은 5년차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10% 달성, 10년 내 자기자본 5조원 달성, 2조원 규모 그룹 계열사 공동펀드를 활용한 IB영업 집중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초대형 IB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우리투자금융은 IB, S&T 등 핵심사업 강화, 디지털·IT 경쟁력 제고, 그룹 시너지 영역 확대, 증권·종금 통합체계 구축 등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 지난 2분기 컨콜땐, 우리금융지주 "추가합병 없을 것"우리투자증권은 "2~3년내 추가 인수합병", 메시지 혼선

중형 증권사가 초대형IB로 가는 지름길 중 하나로 기업 인수합병(M&A)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의 추가 인수합병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방향과 달리 이날 남 대표는 2차 인수합병과 관련해 “2차 인수합병은 2∼3년 안에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면서 “우리투자증권이 단기적으로 확충할 수 없는 부분을 줄 수 있는 시너지가 많이 늘게 하는 회사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B부문 양완규 부사장은 ‘기업생애주기별 자금조달 흐름 전반에 토탈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Total Financial Solution Provider’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리투자증권 출범 초기에는 PE, VC 등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IPO, 채권발행, 인수금융 등 주선권 확보와 지분투자 확대 등을 통해 투자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S&T부문 박기웅 부사장은 ‘발행시장(IB)과 고객(Retail)의 브릿지 역할 강화’계획을 밝혔다. 출범 초기에는 RP, CMA, 유가증권 등 국내 상품 기반 S&T 역할 재정비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후 해외채권, 대체자산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기적으로 글로벌 시장 조성자(Market Maker)로 성장해 오는 2028년까지 운용자산 1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리테일부문 심기우 부사장은 금융투자상품의 판매 기반 확대를 목표로 설정했다. 국내주식 중개 MTS를 연내 오픈해 발행어음, CMA, ETF, IRP 등 다양한 상품을 개인고객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펀드슈퍼마켓 기능에 더해 주식, 채권 중개가 가능한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고액자산가 3만명, 고객자산 4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PB 영업의 거점 센터로 활용해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심 부사장은 “우리금융그룹이 갖고 있는 기존 2천만명 고객을 토대로 은행 고객을 증권 고객으로 어떻게 전환시키고 유입시킬지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이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자기자본 1조2000억 원 규모로 전체 증권사 중 18위에 해당한다.

최천욱 기자
ltisna7@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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